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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

골형성 과정에서 조골세포 미토콘드리아의 역할 규명

공적 요약

-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골형성을 촉진한다는 생물학적 기전을 최초로 규명
- 손상된 뼈를 재생(회복)시키는 미토콘트리아를 활용한 새로운 치료 방식을 제시

구체적 내용

ㅇ 조골세포 미토콘드리아에서만 녹색형광단백질 발현되는 유전자변형 마우스
세포특이적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발현과 미토콘드리아 표적 형광단백질 발현 시스템을 활용하여, 조골세포 미토콘드리아에서만 녹색형광단백질을 발현하는 유전자변형 마우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다. 이를 통해 마우스 뼈에서 조골세포만을 특이적으로 분리하는 방법을 정립하여, 향후 골재생 연구의 정밀성과 재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또한 이 마우스를 이용해 조골세포 활성화 시 미토콘드리아가 도넛 형태로 변한 후 작게 분열하여 세포 밖으로 분비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 2023년 Cell Metabolism에 게재되었고, 내용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저널의 표지로도 선정되었다.
ㅇ 미토콘드리아 기반 치료제 개발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 생산 기관으로 알려져 있으나, 활성화된 조골세포에서 유래한 미토콘드리아를 손상된 골조직에 이식하면 골형성이 촉진됨을 처음으로 밝혀, 조골세포 유래 미토콘드리아가 골질환 치료를 위한 골형성 촉진제로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골질환 치료를 위한 골형성 유도 미토콘드리아 및 미토콘드리아 유래 소포체의 활용’에 대한 미국 특허(등록번호: 12318409)를 포함해, 미토콘드리아 기반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다수의 특허 확보로 이어졌고, 골흡수 억제제가 주류를 이루는 골감소증 치료제 분야에 새로운 골형성 촉진제로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경력
2026.03. ~ 현재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
2021.03. ~ 2026.02.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부교수
2016.03. ~ 2021.02.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조교수
2012.07. ~ 2016.02.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교 박사후연구원 (Johns Hopkin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Post-doc)
2002.07. ~ 2005.06. 미국 국립보건원 임상연구원(NIH, Clinical Research Fellow)
2000.03. ~ 2002.02.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구강내과(레지던트)
주요학력
2005.8. ~ 2012.7.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교 분자유전학 박사 (Johns Hopkin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Molecular Biology & Genetics Ph.D.)
2000.3. ~ 2002.2.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석사(MS)
1993.3. ~ 1999.2.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치과의사(D.D.S)

만물이 생동하며 생명력이 정점에 이르는 5, 우리 몸의 근간인 뼈조직에서 생명의 역동성을 새롭게 정의한 이윤실 교수가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이윤실 교수는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 내 발전소로만 알려졌던 미토콘드리아가 사실은 뼈 형성을 진두지휘하는 핵심 신호 물질임을 밝히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세계 최초로 조골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도넛 모양으로 변해 세포 밖으로 분비되는 기전을 입증했는데요. 직접 개발한 유전자 조작 생쥐 모델로 미토콘드리아의 움직임을 실시간 포착한 연구 결과는, 세포 간 신호 전달을 통한 골재생의 원리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과학적 가치를 지닙니다. 논문 속의 발견을 넘어 환자의 삶을 바꾸는 적극적 회복의 시대를 열어가는 이윤실 교수. 골다공증 환자들에게 튼튼한 내일을 약속하며 건강한 100세 시대라는 희망의 이정표를 향해 전진하는 이윤실 교수의 연구 여정을 소개합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골생물학 및 미토콘드리아 분야에서 독창적인 성과를 인정받으셨습니다. 수상 소감 말씀해주세요.

수상 소식을 듣고 오랜 시간 함께 노력해 온 학생들과 동료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당시 학생이었던 서준호 박사와 김나경 박사, 그리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문은영 선생님과 장재혁 박사님,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김효정 선생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유전자변형 마우스를 제공해 주신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제레미 네이탄스(Jeremy Nathans) 교수님과 히로미 세사키(Hiromi Sesaki) 교수님, 뼈 연구 초기부터 많은 도움을 주신 경북대학교 김정은 교수님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좋은 의견과 끊임없는 영감을 주는 남편, 포항공과대학교 김민성 교수님께 깊은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이번 상은 골형성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새로운 역할을 밝혀온 연구 과정을 의미 있게 평가해 주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연구는 뼈를 만드는 세포의 작동을 이해해 새로운 치료 방법을 찾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 같은 질환은 삶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에, 초고령 시대로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연구실 구성원들과 함께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연구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지난해 세계적인 미토콘드리아 연구자들이 모여 작성한 국제 컨센서스 리포트에 국내 연구자로는 유일하게 워킹그룹(Working group)에 참여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2026년 교수님의 근황도 전해주세요.

세계 각국 연구진과 함께 한 미토콘드리아 전달 및 이식 치료의 연구 방향과 명명 체계를 제안하는 공동보고서 작업은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2023년 발표한 ‘미토콘드리아 이식을 통해 골형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논문이 연구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의 조너선 R. 브레스토프(Jonathan R. Brestoff) 교수님으로부터 국제 컨센서스 리포트 작성을 제안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연구자들과 함께 미토콘드리아 이식의 개념과 명칭, 치료제로서의 가능성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Nature Metabolism(2025)에 발표했습니다. 2026년에는 기존 연구를 심화하여 뼈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직 내 미토콘드리아의 역할을 규명할 계획입니다. 또한 미토콘드리아 내부 구성 요소의 기능과 세포 간 신호를 더 깊이 연구하여 미토콘드리아 기반 치료의 학문적 지평을 넓혀가고자 합니다.

치의학을 전공하신 교수님께서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소기관, 그리고 ‘골생물학’등을 다루는 분자유전학에 매료된 계기가 있나요?

처음에는 치과의사로서 환자 치료에 관심이 많았는데, 레지던트 시절 한 논문에서 유전자변형 마우스를 만드는 방법을 접했습니다. 그 내용이 마치 공상과학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로웠고,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기술을 연구한 올리버 스미시스(Oliver Smithies) 교수는 200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는데, 마침 그해 제가 분자유전학을 공부하고 있던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 강연을 오셨고, 교수님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저는 직접 두 종류의 유전자변형 마우스를 제작했고, 이 분야의 연구를 이어가며 어느새 의사 가운보다 실험실 가운에 더 익숙해졌습니다. 교과서나 최신 논문에서도 찾을 수 없는 답을 스스로 밝히고 싶다는 열망으로 지금까지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에너지 발전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밖으로 나와 뼈를 만든다는 발상은 매우 파격적인데, 연구를 처음 시작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안에서만 작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골조직 분석 중 미토콘드리아 성분이 예상보다 많이 검출되는 것을 보고, 미토콘드리아가 골 형성 과정에서 세포 밖으로 분비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이를 검증하고자 조골세포의 미토콘드리아만 녹색형광을 띄는 유전자변형 마우스를 제작해 골 형성과정에서 조골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역동적인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변형 마우스에서 추출한 조골세포가 활성화되면 미토콘드리아 형태가 도넛 모양으로 변한 뒤 작게 분열해 세포 밖으로 분비되고, 분비된 미토콘드리아는 주변 골전구세포가 조골세포로 분화하는 것을 촉진했습니다. 처음에는 실험 오류를 의심할 만큼 파격적인 결과였지만, 여러 방법으로 반복 검증 하며 미토콘드리아의 역동적인 외부 분비와 골 형성 촉진 기전을 확신하였습니다.

본격적인 연구이야기에 앞서‘조골세포’와 그 안의 ‘미토콘드리아’가 어떤 관계인지, 미토콘드리아의 도넛 모양 형태 변화가 왜 중요한지 설명해주세요.

우리 몸의 뼈는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조직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과 교체를 반복하는 살아있는 조직입니다. 이 과정에서 뼈를 만드는 ‘건축가’ 역할을 하는 세포가 바로 ‘조골세포’입니다. 조골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세포소기관으로만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연구를 통해,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 생성은 물론 조골세포가 뼈를 만들 때 세포 밖으로 분비되어 줄기세포로부터 더 많은 조골세포로의 분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을 알게 됐습니다. 또한, 미토콘드리아가 도넛 모양으로 형태를 바꾸는 현상은 분비에 적합한 소포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중간 단계입니다. 이는 단순한 형태적 변화가 아니라, 조골세포가 ‘뼈를 적극적으로 형성해야 하는 상태’로 전환됐음을 보여주는 일종의 ‘신호등’으로서의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를 위해 세계 최초로 ‘조골세포 미토콘드리아에서만 빛(GFP)이 나는 유전자 조작 생쥐’를 개발하셨습니다. 이 생쥐가 이번 연구에서 어떤 역할을 해주었나요?

이 생쥐는 조골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만 초록빛으로 보이도록 만든 모델입니다. 기존에는 뼈조직에서 세포를 추출하면 여러 종류의 세포가 섞여 있어 해석이 어려웠지만, 이 모델을 통해 조골세포만 선택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돼 데이터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염색 없이도 살아 있는 상태에서 조골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위치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미토콘드리아의 모양이 바뀌거나 세포 밖으로 나오는 과정까지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뼈 형성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의 변화를 시간 흐름에 따라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생쥐 모델은 조골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새로운 역할을 규명하는 핵심적인 도구가 되었으며, 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는 토대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조골세포가 활성화될 때 미토콘드리아가 ‘도넛 모양’으로 변한 뒤 세포 밖으로 분비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하셨습니다. 연구의 주요 성과를 소개해 주세요.

이번 연구에서 조골세포가 활성화될 때, 세포 안에 있던 미토콘드리아가 밖으로 나와 주변 세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의 모양이 ‘도넛 모양’으로 바뀐 뒤 작은 소포체로 분리되어 세포 밖으로 나오기 쉬운 형태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특정 조건에서 미토콘드리아의 분비가 더욱 활발해지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세포 밖으로 나온 미토콘드리아는 주변에 있는 ‘뼈가 될 준비를 하는 줄기세포’를 자극해서, 더 많은 조골세포로 바뀌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손상된 뼈 부위에 미토콘드리아를 넣자 뼈가 더 잘 재생되는 결과도 얻었습니다. 이는 세포 속 작은 구조물이 에너지 생성을 넘어, 뼈 형성과정을 돕는 ‘신호 물질’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연구 결과는 앞으로 골다공증과 같은 뼈 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현재의 골다공증 치료제들은 주로 ‘뼈가 깎이는 것을 막는(골흡수 억제)’ 방식이라 장기 복용 시 부작용 우려가 있습니다. 교수님이 제안하신 미토콘드리아 이식 치료법은 어떤 장점이 있나요?

기존의 골다공증 치료는 뼈가 깍이는(골흡수) 속도를 늦추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중요한 치료법이지만, 이미 약해진 뼈를 다시 튼튼하게 하는 데 한계가 있고, 드물지만 장기 복용 시 부작용 우려로 일정 기간 치료 후 약물을 중단하는‘휴지기’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반면 저희가 제안한 방식은 조골세포 유래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해 뼈 형성을 직접 돕습니다. 뼈를 만드는 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해 손상된 부위에서 새로운 뼈가 효과적으로 재생되도록 유도하는 데 집중합니다. 조골세포 유래 미토콘드리아는 골형성을 촉진하는 물질로서, 기존 약물의 휴지기 동안 발생할 수 있는 골절 위험을 낮추고 치료 공백을 메우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도 미토콘드리아 치료제 관련 특허를 등록하셨습니다. 조골세포 유래 미토콘드리아가 실제 신약이나 치료제로 상용화된다면, 우리 의료 현장은 어떻게 변화될까요?

조골세포 유래 미토콘드리아가 실제 치료제로 개발되면, 골다공증 치료의 방향은 뼈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막는‘억제'에서 손상된 뼈를 회복시키는 ‘적극적 재생'으로 전환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학계는 줄기세포의 치료 효과 중 일부가 줄기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며, 줄기세포 자체를 이식하는 대신, 미토콘드리아만 직접 전달하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이 방법은 면역 거부반응이 적고, 생착률이 높으며, 세포의 에너지 생성과 기능 회복이 빠른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따라서 조골세포 유래 미토콘드리아 역시 안전하고 효율적인 치료 방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골다공증뿐 아니라 골절 후 회복이 늦거나 수술 후 뼈가 잘 붙지 않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치료가 실제로 널리 사용되기 위해서는 효율성과 안전성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검증 연구가 필요합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골절은 건강한 삶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요인입니다. 이번 연구가 ‘건강한 100세 시대’를 만드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나이가 들수록 약해진 뼈는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되고, 회복도 지연돼 삶의 질을 위협합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악화 방지에서 나아가, 약해진 뼈를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재생 가능성을 제시한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조골세포 활성화를 통해 고령 환자의 골절 예방은 물론 골절 후 회복 속도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입원 기간을 줄이고, 조기 일상 복귀를 가능하게 해 노년의 보다 건강하고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세포막 마커가 없는 조골세포만을 추출하는 과정이 매우 험난했을 것 같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맞습니다. 조골세포만을 순수하게 분리하는 과정은 생각보다도 훨씬 어려웠습니다. 특히 뼈조직은 매우 단단하고 다양한 세포가 복잡하게 섞여 있어, 원하는 세포만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기존 방법으로는 다른 세포가 섞이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어려웠고, 그 과정에서 여러 번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에 유전자변형 마우스를 제작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조골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만 선택적으로 빛나게 하는 모델을 직접 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한편, 저의 원래 연구 분야는 근육 재생으로 뼈조직 재생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점이 기존 연구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접근을 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임상 현장을 경험한 치과의사인 동시에 기초과학을 탐구하는 연구자이십니다. 이 두 가지 정체성이 연구에 어떤 시너지를 주나요?

임상에서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마다 다른 치료 반응과 회복 속도를 접하며 품게 된 ‘왜’라는 질문은 자연스럽게 기초연구로 관심을 확장시켰고, 방향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반대로 기초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는 환자 치료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 주었습니다. 세포와 유전자 수준에서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 증상 완화를 넘어 근본적인 치료 방법을 고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상과 기초 연구가 병행될 때 가장 큰 장점은, 연구 성과가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현실적인 고민에서 출발해,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셈입니다. 결국 임상과 기초 연구는 서로 다른 길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과정입니다. 이들 사이의 유기적인 균형은 제가 연구를 지속하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긴 연구 여정에서 지금의 연구를 있게 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어 준 순간을 꼽는다면 언제인가요?

조골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도넛 모양’으로 바뀌는 모습을 처음 관찰한 순간입니다. 일반적으로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세포소기관 관찰은 전자현미경을 사용하는 데, 이 방법은 조직을 고정한 상태로만 볼 수 있어 살아 있는 상태에서의 역동적인 변화를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던 중 2019년 한 학회에서 초고해상도 고속현미경에 관한 김용재 부장님의 세미나를 듣게 되었고, 관련 연구진과 현미경 회사(ZEISS Korea, 자이스 코리아)의 지원으로 한 달간 최신 장비를 사용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당시는 조골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만 초록빛으로 보이도록 하는 유전자변형 마우스를 완성한 때여서 세포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움직임을 장시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가 도넛 모양으로 형태를 바꾸는 과정을 최초로 확인했고, 이 순간은 이후 미토콘드리아의 새로운 역할을 규명하는 연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됐습니다.

활발한 공동연구를 이어오셨습니다. 연구실을 이끄는 교수님만의 철학과 방법은 무엇인가요?

연구실은 단순히 성과는 내는 곳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함께 성장하는 터전이어야 합니다. 연구실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자유로운 질문을 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좋은 연구는 좋은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눈치 보지 않고 의견을 내고,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수평적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더불어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강조합니다. 연구는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며 성공보다는 실패의 순간이 많습니다. 팀원들이 서로를 믿고 각자 잘하는 역할을 나누어 협력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또한 외부와의 공동연구도 각자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할 때 좋은 아이디어가 탄생하곤 합니다. 서로가 신뢰 속에서 마음껏 질문하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연구책임자로서 제가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지치지 않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교수님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연구자로서 최종적으로 도달하고 싶은 지점과 ‘궁극적인 계획’도 궁금합니다.

저를 지속하게 하는 힘은‘왜’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호기심과 발견의 기쁨입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 하나의 질문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답을 찾는 순간이 있고, 그 해답은 또 다른 질문들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탐구의 과정 자체가 즐겁고 의미 있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도달하고 싶은 지점은, 지금까지 밝혀온 원리들을 실제 치료 현장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연구실 안의 발견이 논문에 머물지 않고, 환자의 삶을 바꾸는 결실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궁극적으로는 근골격계 질환 치료의 방식을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것을 넘어,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는 치료가 보편화되는 시대를 여는 것이 저의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과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생각만으로는 알 수 없고, 공부 외의 다양한 활동과 경험의 과정에서 무엇을 할 때 즐겁고 오래 집중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느껴야 합니다. 이러한 경험의 조각들이 쌓일 때 비로소 자신만의 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또한 당장의 유행을 따르기보다 본질에 집중해야 합니다. 제가 2006년 근골격계 재생 관련 연구를 시작할 당시에는 신경과학 연구가 유행이었고, 제 연구 분야는 비주류였습니다. 하지만 초고령사회가 눈앞으로 다가온 지금, 근골격계 재생 연구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AI 연구가 열풍이지만, 유행한다는 이유로 따라가서는 해당 분야의 리더가 되기 어렵습니다.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을 바탕으로 꾸준히 질문을 이어가세요. 시대의 흐름과 상관없이 꾸준히 걷다 보면 어느 순간 그 길의 주인공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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