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측-기후모델 비교로 기후예측 새 전망 제시…2030년대 북극해빙 소멸 전망
- 더 빠른 온난화로 극한 기후현상의 빈발, 북극항로 활용 가능성 등 예측
ㅇ 9월 북극 해빙 면적 미래 변화 결과
관측과의 비교를 통하여 기후모델이 산출한 미래 북극 해빙 면적을 보정해준 결과(검정: 원래 전망, 색깔: 보정된 전망), 저배출 시나리오를 포함한 모든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에서 2030-2050년대에 북극 해빙이 소멸할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 해빙 소멸 기준은 백만 제곱킬로미터를 이용한다(수평 회색선). 고배출 시나리오(SSP5-8.5)에서는 2030년대에도 해빙소멸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기존 IPCC 6차 평가보고서의 예측보다 10년 빠른 결과이다. 저배출 시나리오(SSP1-2.6)의 경우 원래 전망 결과에서는 북극 해빙이 소멸되지 않지만 보정 후에는 2050년대에 소멸할 것으로 나타났다.
ㅇ 월별 북극 해빙 소멸 해 전망 결과
해빙이 소멸하는 해(검정: 원래 전망, 색깔: 보정된 전망)는 해빙 면적이 연중 가장 작은 9월에 제일 먼저 나타나지만 온실가스 배출 강도에 따라 여름철을 중심으로 여러 달에 걸쳐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저배출 시나리오(SSP1-2.6)로 유지할 경우 9월에만 2050년대에 해빙소멸이 나타나는 반면, 고배출 시나리오(SSP5-8.5)의 경우 7월~10월에 걸쳐 북극 해빙이 소멸되고 그 시점도 원래 전망보다 더욱 빨라짐을 보여준다.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과 초강력 태풍까지. 이제 극한기후는 뉴스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뒤흔드는 현실이 됐습니다. 지구 기후변화 연구 전문가 민승기 교수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앞으로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를 과학으로 설명해 온 연구자입니다. 다양한 기후모델 실험을 통해 인간 활동이 극한기후를 얼마나 증폭시키는지를 밝혀왔고, 온실가스 배출에 따라 미래 기후가 어떻게 달라질지도 예측하였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인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주저자로 참여하고, 2030년대 북극 해빙 소멸 가능성을 처음 제시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그는 2026년 연구년을 맞아 더 정확한 예측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민승기 교수는 “극한기후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앞으로도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과학의 역할을 묵묵히 넓혀가겠다”라는 의지를 전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이렇게 좋은 결실을 보게 되어 기쁘고,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가 기후변화 관련 국제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통해 도전적인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포항공대 교수님들과 직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를 과학기술인상 후보로 추천해 주신 한국기상학회에 감사를 전합니다. 무엇보다 이 상은 포항공대 기후변화연구실 연구원들과 학생들이 오랜 시간 동안 열심히 노력해 준 결과라고 생각하며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붉은 말의 해인 2026년을 새로운 도약과 전환점을 맞는 해로 힘차게 출발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맞는 연구년으로 새로운 연구를 기획하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우선 전례 없는 극한기후 현상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또한 딥러닝을 포함한 AI 분석 기법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해 보려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후변화연구실에서는 폭염, 호우, 가뭄과 같은 극한기후 현상의 원인 규명과 미래 전망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작은 공간 규모에서 짧은 시간에 발생하는 극한기후 현상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지만, 큰 피해를 주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찾아내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다양한 기후모델 실험자료를 이용해서 인간의 영향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극한기후 발생 확률을 비교하는 방법을 활용합니다. 또한 다양한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서 이러한 극한기후 현상의 특성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열대저기압, 열스트레스, 산불과 같이 인류 사회에 피해를 많이 주는 극한현상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벌써 25년 전이네요. 대학원 석사 졸업 후 기상청 기상연구소(현재 국립기상과학원)에 입사해 기상연구사로 일하게 되었는데요. 처음 맡은 연구주제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을 탐지하는 통계 기법 개발이었습니다. 독일 본 대학과 공동연구를 하며 이 분야에 관심이 커졌고 그 결과 독일에 박사학위를 하러 가게 된 것이 가장 큰 계기라고 생각해요. 독일에 있으면서 이상기후 분석연구를 자세히 접하였고, 해당 분야를 선도하던 캐나다 환경청에 박사후연구원으로 가게 되면서 지금까지 이 분야에 몸담게 되었습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6차 보고서의 주저자로 참여하면서 ‘해빙의 변화 원인’ 집필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기존의 북극 해빙 연구결과들을 모아서 정리해보니 미래의 북극해빙 변화가 상당히 불확실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어떻게 하면 불확실한 전망을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고, 최근에 다양하게 활용되는 관측-기후모델 비교 방법을 시도하였습니다. 사실 논문을 발표했을 때는 이렇게 큰 관심을 받게 될지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오히려 유럽과 미국의 미디어와 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북극 해빙 변화의 전지구적 영향력을 실감하였습니다.
기존 IPCC 보고서는 2050년 정도에 북극 해빙이 소멸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어요. 이 전망에 사용한 기후모델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관측에 비해 북극 해빙 감소를 약하게 모의하고 있었어요. 저희 연구에서는 이러한 모델의 과소 모의 크기를 관측과 비교해서 추정하고 이를 이용해서 미래 전망 결과를 보정해주는 방법을 적용했어요. 그 결과 기존 전망 대비 북극 해빙의 소멸시점이 10년 이상 앞당겨져 빠르면 2030년대에 나타날 수도 있음을 제시했어요. 또한, 해빙이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저배출 시나리오에서도 2050년대에 북극 해빙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했어요.
가장 중요한 차별점은 관측된 북극 해빙 변화에 미치는 주요 원인이 온실가스 증가라는 점을 명확하게 확인한 다음, 이를 이용해서 미래 전망을 보정했다는 점이에요. 관측된 기후변화의 원인에는 온실가스 이외에도 에어로졸, 태양 및 화산활동 등 다른 요인이 작용할 수 있거든요. 기존의 관측-기후모델 비교 방법 연구들에서는 과거의 변화 원인에 대한 정확한 규명을 수행하지 않아서 한계가 있었어요. 거기에 반해 저희 연구에서는 과거의 북극해빙 감소의 대부분이 온실가스 증가 때문임을 먼저 확인하였기 때문에, 미래 온실가스 배출로 결정되는 북극 해빙 변화를 보다 정확하게 수정해 줄 수 있는 것이죠.
북극 해빙이 빨리 소멸될 수 있다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먼저 최근에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는 북극항로의 활용가능성이 북극 해빙이 빨리 녹게 되면서 좀더 앞당겨질 수 있겠지요. 북극 해빙의 빠른 소멸로 인한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결과는 북극 온난화의 가속화라고 볼 수 있어요. 태양복사를 반사하던 해빙이 사라지면서 북극 지역이 보다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거죠. 그 그 영향은 전지구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따뜻한 저위도와의 온도차이가 줄어들면서 대기의 흐름이 정체되고 이에 따라 북반구 전지역 걸쳐 폭염, 호우 등 극한기후현상이 증가할 수 있어요. 또한 북극 지역 동토층이 빠르게 녹으면서 메탄과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늘어나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할 것이고, 그린란드 빙상도 더 많이 녹게 되서 해수면 상승도 빨라질 거에요.
제 연구의 가장 큰 전환점은 2011년에 네이처 지에 발표한 논문이라 생각해요. 극한강수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을 최초로 탐지했거든요. 그때까지만 해도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의 증가의 영향은 기온 증가에서만 찾을 수 있었고 강수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적 증거가 거의 없었어요. 특히 짧은 시간에 강하게 내리는 극한강수의 강도가 커지고 있었는데, 그 원인이 인간활동에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낸 연구로 매우 중요한 성과였어요. 이때부터 지구의 물순환 변화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고, 최근에는 시간당 극한강수, 슈퍼태풍과 같이 더욱 강력한 극한 현상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을 연구하고 있어요.
글쎄요.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에요. 때로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지속적으로 고민을 하고 동료 연구원들과 교류하고 토의하면서 작은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고 이를 점차 확장해가면서 기존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지칠 수도 있지만 이러한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진정한 연구자가 아닐까요?
북극 해빙의 빠른 소멸과 더불어 기후과학자들이 여전히 밝혀내지 못한 기후변화의 증폭 메커니즘이 남아 있어요. 이에 따라 앞으로 지구온난화의 속도는 예상보다 더 빨라지고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평균기후의 반응은 느리고 그 크기도 작은 반면, 실제로 대규모의 피해를 가져오는 극한기후현상은 지구가 가진 자연변동성과 합쳐지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그 영향이 훨씬 더 강력하게 나타날 수 있어요.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철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극한기후현상의 예측성을 확보하고 높여나가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특히 최근 들어 심해지고 있는 시간당 극한강수, 급격히 발생하는 슈퍼태풍, 대규모 폭염과 산불 등은 지구의 대기순환과 그에 따른 물순환이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재까지의 기후과학은 이렇게 비선형적으로 급격하게 발생하는 대기순환과 수분수송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러한 극한 물순환 변화의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미래 변화를 보다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앞으로 지구환경과 기후변화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생각해요.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는 과학자의 길에 과감하게 도전해보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과학자에게 요구되는 덕목 중의 하나로 멀리 내다보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데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끈기를 갖고 잘 버텨내는 힘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뒤늦게 과학자의 꿈을 꾸고 실현하게 되었거든요. 석사과정을 마치고 군대도 다녀오고 기상청에서 일했던 다양한 경험들이 제 연구의 큰 뒷받침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돌아보면 몇 년 정도 뒤쳐지는 것은 큰 차이가 아님을 알게 될거예요. 차근차근 그러나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꿈이 가까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