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이하 ‘GLP-1’)의 식욕억제 기전을 규명하여 비만과 대사 질환 개선에 크게 기여
LP-1 관련 비만치료제들이 강력한 체중 감소, 심혈관 질환 사망율 20% 감소 등 임상적 효능이 입증되어 전세계적으로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GLP-1 비만치료제들이 뇌 어느 부위에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는지는 여전히 잘 알려져 있지 않다.
GLP-1 비만치료제가 시상하부의 배불러짐 유발 신경들의 신경활성을 음식을 인지할 때부터 증폭시킴을 밝혔다. 우선 비만환자에게 GLP-1 비만치료제를 치료한 이후에는 음식을 삼키기 이전부터 음식을 입, 코 눈에서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배불러짐이 높아지는 현상을 입증했다. 이후, GLP-1 작용 뇌 부위를 사람에게서 찾기 위해, 사람 뇌조직에서 GLP-1 수용체(GLP-1 receptor, GLP-1R)의 분포를 분석한 결과 ‘등쪽 안쪽 시상하부 신경핵’(Dorsomedial hypothalamus, DMH)에 많이 발현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쥐 뇌조직에서도 같은 DMH 부위에서 GLP-1R이 발견되었다. 이에 첨단 신경과학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쥐를 활용하여 배불러짐 유발 기전을 연구했다.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DMH에 있는 GLP-1R 신경을 인위적으로 활성화하면 진행하던 식사가 즉각 중단되었다. 반대로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식사를 중단하지 않고, 식사 지속시간이 증가하였다. 이 결과들은 배불러짐을 유발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신경활성을 측정하는 칼슘 이미징 기술로 DMH GLP-1R 신경이 음식을 인지하고 먹는 것을 예상할 때부터 활성화되는 것을 증명하였다. 추가로 이 DMH GLP-1R 신경은, 배고픔 신경으로 알려져 있는 궁상핵(Arcuate Nucleus, ARC) 아구티 관련 펩타이드(Agouti-related peptide, AgRP) 신경을 억제하여, 배불러짐 기능과 배고픔 기능이 통합적 상호작용을 밝혔다. 사람에서 비만치료제 투여로 관찰된 현상을, 쥐에서 뇌신경 관련 뇌과학 도구를 활용하여 그 기전을 입증한 중개연구로서의 의의가 있다. 더불어 뇌의 배불러짐 중추와 인지과학에 대한 기초과학적 발견인 동시에 새로운 비만약 개발을 위한 시작점으로서 응용과학적인 의미가 있다.


해마다 1월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건강관리와 다이어트를 새해 소망으로 꼽습니다. 하지만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인데요. 의지가 부족한 탓도 있지만, 간편한 인스턴트식품과 배달음식, 점점 더 달고 짜고 매워지는 자극적 음식들이 알코올 중독 못지않게 심각한 음식중독, 나아가 괘락중독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한 과도한 칼로리 섭취는 대사질환의 주원인이 되어 현대인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합니다. 1월 수상자인 서울대 최형진 교수는 지난해 GLP-1 유사체인 비만치료제가 우리 뇌에서 작용하는 기전을 밝혀 주목을 받은 의과학자입니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겪는 음식중독과 괘락중독을 보며 ‘욕망은 어떻게 우리 행동을 조절할까?’라는 질문을 품게 되었고, 그 답을 찾기 위해 기초연구자의 길로 전향하여 뇌와 식욕의 관계를 밝히는 데 매진해왔습니다. 현대인을 다시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욕망의 문제를 해결하여, 인류를 더 건강하게 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밝힌 행복한 과학자 최형진 교수의 연구실을 찾았습니다.
영광스러운 상을 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함께 연구한 연구원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또 좋은 연구 기회를 허락해주신 학교와 연구비 지원 기관에도 감사드립니다.
욕망은 어떻게 우리의 행동을 조절할까요? 에너지가 부족할 때 배고픔을 느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우리를 건강하게 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잘 먹은 후에도 쾌락 때문에 중독적으로 과도한 고칼로리 디저트를 먹는 행동은 대사질환을 유발합니다. 100년 전에는 거의 없었던 이런 쾌락적이고 중독적인 과식에 의한 대사질환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만,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저는 인간의 욕망이 뇌에서 어떻게 조절되는지 그 원리를 알아내고자 합니다. 이는 현대인을 다시 건강하게 할 수도 있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개발할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내분비내과 전문의로 당뇨병과 비만 환자들을 진료했습니다. 심근경색 등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혈당조절을 배우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도 과자를 비롯한 음식에 대한 욕망을 참지 못하는 환자가 많았습니다. 과도한 음식이 자신을 죽일 수 있음을 알면서도 먹는 걸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류가 식욕과 음식 중독으로 병들어 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 그 어떤 사회적, 의학적 문제보다도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의료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욕망의 문제를 해결하여, 인류를 더 건강하게 하는 데 일조하고 싶었고,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는 뇌과학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기초과학 연구에 매진하는 기회를 선택했습니다.
GLP-1은 주로 장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으로 식후에 분비됩니다. GLP-1 호르몬은 인슐린 분비 촉진과 식욕 억제와 같은 작용을 하기에,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약을 만들어 비만과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GLP-1 약은 인체의 GLP-1 수용체 단백질에 결합하여 그 작용을 나타냅니다.
20년 전 제가 전공의였던 시절에도 GLP-1 약은 당뇨병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또 얼마 후에는 식욕억제 효과가 우연히 발견되며 비만 치료제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지금도 강력한 식욕억제제들이 수많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약이 구체적으로 뇌의 어느 부위에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는지에 관한 뇌과학적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의사이자 과학자로서 기전을 모르는 약을 수많은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이 안타깝고 부끄러웠습니다. 따라서 그 기전을 밝히는 일은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하고, 저희 연구팀에서 GLP-1 식욕억제제의 작용 기전 규명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GLP-1 식욕억제제를 복용하는 중에는 음식을 삼키기도 전에 음식 냄새를 맡고 입에서 맛을 보는 음식 감각만으로도 배불러짐 증상이 높아지는 것을 임상시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또한 사람 뇌 조직 실험을 통해, ‘등쪽 안쪽 시상하부 신경핵(Dorsomedial hypothalamus, DMH)’에 GLP-1 수용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실험쥐의 DMH에 존재하는 GLP-1 수용체 신경을 인위적으로 활성화시키거나, 억제시키는 실험을 통해, 이 DMH GLP-1 수용체 신경들이 배불러짐 유발 기능이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또한, DMH GLP-1 수용체 신경의 활성 관찰 실험을 통해서 음식을 삼키기도 전에 음식을 먹을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도 신경 활성이 높아지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GLP-1 식욕억제제를 주사하면 DMH GLP-1 수용체 신경들이 음식을 먹을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더 빠르게 활성이 높아지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이런 실험들로 GLP-1 식욕억제제의 사람에게서 증명한 배불러짐 증가 효과가, 이 DMH GLP-1 수용체 신경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제시했습니다.
신경발견(Nature Communications) 논문은 음식 탐색을 유발하는 신경과 음식 섭취를 유발하는 신경이 가측시상하부 안에 2가지 신경군으로 각각 따로 존재한다는 것을 쥐 실험으로 보여준 연구입니다. 식욕 뇌중추 영장류 기전 발견(Neuron) 논문은, 이 쥐의 실험이 영장류에도 재현될 수 있는지를 입증하기 위해, 이 같은 가측시상하부의 신경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실험을 원숭이에게 수행하여, 이 신경회로가 인간 질병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했습니다.
가장 주요한 연구 방법은 신경활성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거나 조작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살아있는 동물의 신경을 관찰하거나 조작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최근 광학적으로 신경활성을 형광밝기로 변환시키거나, 레이저 등을 활용해 신경활성을 인위적으로 높이거나 낮추는 광유전체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살아있는 쥐와 원숭이의 뇌신경을 관찰하거나 조작하여, 각각의 신경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10년 전 제가 뇌과학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도, 이 방법을 사용해 환자들을 진료하며 궁금했던 식욕과 중독을 담당하는 신경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비만과 당뇨병 환자들을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식욕억제제는 관련 환자의 사망률을 20%나 감소시키는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저희 분야 연구를 통해서, 보다 효과적인 식욕억제제를 개발하거나, 근본적인 음식 중독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건강해질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인류가 최근 50년 동안 급격하게 비만한 인류로 변화해 온 흐름을 되돌려서 예전처럼 건강한 인류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로 생각합니다. 인류가 급격히 비만해지고 당뇨병, 심뇌혈관질환이 증가한 가장 큰 요인은 음식 중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 중독에 대해서도, 좋은 과학적 발견을 통해서, 후손 인류는 음식 중독으로부터 보호받아 보다 건강한 인류로 살아갈 수 있길 기대합니다.
선명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식욕이라는 주제가 어떻게 이 시대 환자들과 나를 고통 받게 하는지 그 중요성을 선명하게 알고 있기에, 한 질문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목표를 위해 다양한 뇌과학 도구들과 쥐, 원숭이, 사람 등 다양한 연구에 집중하여 시너지를 높였습니다.
도전하는 정신입니다. 정답을 맞추려는 강박에서 벗어나, 기존에 정답이라고 알려진 이론들에 대해, 창의적으로 도전하길 당부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수년간 정답을 맞추는 시험에 길들어져 틀릴까 봐 무서워 도전을 주저합니다. 하지만, 과학자는 창의적으로 시도하고 도전하며, 틀려도 다시 도전하기를 반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특권입니다. 의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직업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주어진 일을 합니다. 하지만, 과학자는 자기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하는 특권이 있습니다. 취미와 직업이 일치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런 행복한 삶을 원하는 분들에게 과학자의 삶을 추천합니다.
임상의와 기초연구자는 각각 독특한 장점이 있습니다. 임상의는 직접 만난 환자 한분 한분에게 도움을 주는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초연구자는 인류 전체에 기여할 수 있는 보람이 있습니다. 제가 느끼는 임상의와 기초연구자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지적 역할의 차이입니다. 임상의는 기존에 정해진 가이드라인대로 보수적으로 역할을 수행하지만, 기초연구자는 기존 가이드라인과 학설을 따르기 보다는, 창의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도전하는 점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특히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기초연구를 하는 경우에는, 실제 환자분들이 겪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정확하게 알기에 더 중요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에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도구들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관련 분야 학회, 워크샵 등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녔고, 또 제일 앞에서 몰입해서 공부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분야의 다양한 과학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점입니다. 전국의 여러 연구실을 찾아다니며 낮은 자세로 도움을 요청하고 배웠습니다. 새로운 과학자 집단에 들어가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기존 내분비내과 관련 분야 학회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었지만, 뇌과학 분야 학회에서는 이방인이었습니다. 어색함을 이겨내고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집단 지성의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의 지적 통찰력을 통해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해냈다고 느끼는 순간 가장 행복합니다. 희미하게 가려져 있던 뇌과학의 신비가 20년 동안 한 주제를 고민해오면서 점점 더 서서히 드러나는 기분을 느낍니다. 식욕의 뇌과학 분야에서 미개척 신비로운 질문들에 대해, 세계의 여러 과학자들과 함께 한 마음의 집단 지성으로서 함께 개척해갈 때 보람을 느낍니다.
첫번째 목표로, 식욕 연구에 더 나아가, 욕망이란 무엇인지? 쾌락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우리는 중독되어 가는지? 심리/철학의 근원적인 질문들을 동물과 사람에 대해 실험적으로 입증하려 합니다. 우리 생각과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나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려 합니다. 두번째 목표로 식욕 연구로 직접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현재 유행하는 GLP-1 계열 식욕억제제를 능가하는 보다 근본적인 식욕과 음식중독을 치료하는 약, 유전자 치료제, 전자약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인류가 음식중독과 비만 문제로부터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사회문화정책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생리학자였던 할아버지와 내분비내과 의사이자 의료기기 개발자였던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과학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천문학자가 매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며 꿈을 키워갔습니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또 제 자신의 식욕을 느끼면서, 이 흥미로운 연구 주제에 매료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과학자의 길을 추천하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과학자로서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는 주제에 대해, 새로운 도전을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장점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 어떤 경제적 보상보다도 뜻깊고 자신만의 즐거움과 성장이 있는 과학자의 길을 도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양한 단계에서 직접 경험해보고 자신과 잘 어울리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연구 참여 기회들이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연락하시면 기회가 주어집니다. 도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