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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석

부산대학교,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악천후에도 자율주행 가능한 컬러변조 4차원 광영상 기술 개발

공적 요약

안개·눈·비 등으로 인한 악천후에도 선명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는 컬러변조* 4차원 광영상 기술을 개발하여 자율주행 자동차의 ‘눈’으로 불리는 라이다**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

구체적 내용

4D 라이다 광영상 구현을 위한 신개념 컬러변조 레이저 설계
라이다 광영상 센서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기존 라이다에 적용됐던 레이저는 출력 광 스펙트럼에서 선폭이 얇은 장점이 있지만, 가변 대역이 좁은 문제가 있었다. 반면 의료용으로 쓰이는 레이저는 가변 대역이 넓지만 그에 비례하여 선폭도 굵어지는 한계로 자동차 라이다에 적용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진은 차세대 라이다의 용도에 맞는 신개념 레이저의 아이디어를 독자적으로 제안하였다. 즉, 양측의 장점만 결합하여 레이저의 선폭이 얇으면서도 동시에 가변 대역이 넓은 이중공진 구조를 설계하였다. 나아가 원거리 도달과 무진동 이미징, 두 성능을 모두 갖춘 신개념 컬러변조 레이저를 실제로 제작하였다.

제작한 컬러변조 레이저를 활용한 4D 라이다 광영상 구현
신개념 컬러변조 레이저를 활용한 4D 라이다 광영상 구현 성능을 직접 테스트한 결과 광산란 잡음, 광간섭 잡음 뿐 아니라 기계적 동작에 의한 광진동 잡음까지 감소하였다. 더불어 대상물의 x,y,z 거리 정보뿐 아니라 속도 도플러 정보까지 추가한 4차원 (3차원 공간+1차원 시간) 동영상으로 디스플레이 구현 실험도 성공하였다. 어두운 밤, 폭우가 쏟아지는 기상 상태에서도 라이다 광영상이 무난하게 시각화되었다. 신개념 컬러변조 레이저 기술은 향후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하며, 실재 도로 환경에서의 자율주행 구현에 이바지할 전망이다.

주요경력
2021.07 ~ 현재 ERC 컬러변조 초감각인지기술 선도연구센터 센터장
2005.03 ~ 현재 부산대학교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
2022.03 ~ 2024.02 부산대학교 나노과학기술대학 학장
2004.03 ~ 2005.02 美 베크먼 레이저 연구소 의료 클리닉 (Beckman Laser Institute and Medical Clinic) 박사후연구원
1999.03 ~ 2000.08 한국통신 가입자망연구소 연구원
주요학력
1992.03 ~ 1996.02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학사
1996.03 ~ 1999.02 광주과학기술원(GIST) 정보통신공학과 석사
2000.09 ~ 2004.05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Johns Hopkins University) 전기컴퓨터공학과 박사

미래차의 기준이 된 자율주행 자동차! 머지않은 미래 실현될 혁신기술이자 산업인 만큼 패권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8월 수상자인 김창석 부산대 교수는 안개·눈·비 등 악천후 상황에서도 자율주행 자동차가 장애 없이 달릴 수 있도록 외부 정보를 수집하고 영상으로 구현하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눈’개발에 매진해 왔는데요. 최근 빛의 파장 컬러를 자유롭게 변조시키는 레이저 광원 및 4D 광영상 기술을 독창적 아이디어로 구현해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는 국내 연구진만이 참여한 산학협력으로 독자 개발하여 국가경쟁력 확보에 이바지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데요. 이열치열, 뜨거운 여름을 더 뜨거운 연구 열정으로 이겨내는 김창석 교수를 만났습니다.

8월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소감과 함께 여름방학을 어떻게 지내시는지 근황도 전해주세요.

과학기술인의 일원으로서 맡겨진 연구에 묵묵히 몰두했을 뿐인데, 이달의 과학기술인이라는 귀한 명예를 주시니 황송하고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후학들에게 모범이 되어야겠다는 사명감이 듭니다. 이번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자율주행용 컬러변조 4D 광영상 기술’은 원천 연구 단계를 지나 특허와 노하우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의 주도로 제품화를 위한 재설계가 시작되었습니다. 동작 성능 뿐 아니라 크기와 무게, 소모 전력, 부품 단가 등을 최소화하는 중요한 단계인 만큼 저 또한 대학 연구실에서 추가 기술 개발을 지원하며 여름을 뜨겁게 태우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길 ‘컬러변조 레이저 기술’과 ‘3차원 광영상 이미징’ 구현에 앞장서 오셨습니다. 교수님의 주요 연구주제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첨단기술이 발전할수록 3차원 광영상 정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등 정밀 소자는 3차원 적층 구조로 발전 중이며, 암과 혈관 등을 진단하는 의료기기도 3차원 생체 내부 구조를 광영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도 3차원 원근 거리 정보를 광영상으로 수집해야 합니다. 이런 필요에 의하여 3차원 광영상을 모니터에 실시간 동영상으로 구현하는 광센서 기술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 되고 있습니다.
제가 연구하는 컬러변조 레이저는 3차원 광영상을 구현하는 첨단기술 중 하나입니다. 자연광 상태에서는 여러 가지 컬러가 동시에 방출되며 백색으로 보입니다. 반면 매 순간 특정 컬러 한 가지만 방출되고, 그 컬러 파장이 시간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동하면서 방출되며, 이 방출 이동이 매 초마다 수백만 번 반복되도록 변조하는 특수 레이저 빛을 만드는 게 컬러변조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백색 빛과 비슷하면서도 더 진보된 성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컬러변조 레이저 기술에 주목한 계기가 있나요?

제가 대학원에 입학할 무렵의 레이저 연구는 중심 컬러를 한 가지 파장에 고정시키고, 그 외 출력 세기나 펄스 폭 등을 개선하는 방법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미 전 세계에 전문가가 너무 많아 기가 죽었습니다.(웃음) 그 무렵 컬러 파장을 제어하는 신기술이 막 태동하였는데요. 알려진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은 신 분야의 초기 연구에 집중하여 세계 1등을 해보자 싶었습니다.

최근 악천후에도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컬러변조 4D 광영상 기술’을 개발하셨습니다. 어떤 기술인가요?

자율주행의 눈으로 주목받았던 3D 광영상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 기술은 단일 컬러 펄스 레이저가 기반으로 광산란·광간섭 잡음에 취약합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본격적인 운행과 도입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인식되는 상황입니다. 그 대안으로 주파수변조 연속파(FMCW, Frequency Modulated Continuous Wave) 방식의 차세대 라이다가 등장했지만, 여전히 과거 광통신용 반도체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하여 성능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자동차의 자율주행 용도에 맞는 신개념 컬러변조 레이저 기술을 고안했습니다. 그 결과 10 나노미터(nm, 미터의 10억분의 1) 급의 넓은 대역으로 파장을 한 방향으로 훑으면서 동시에 1 펨토미터(fm. 미터의 1000조분의 1) 급의 좁은 선폭으로 파장을 펄럭거리며 변조도 하는 하이브리드 컬러변조 레이저를 구현하였습니다. 새 레이저로 FMCW 라이다 광영상 구현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광산란·광간섭 잡음 뿐 아니라 기계적 동작에 의한 광진동 잡음까지 저하돼 실제 도로 주행 시 진동·충격을 줄일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대상물의 x,y,z 거리 정보뿐 아니라 속도 도플러 정보까지 추가되어 4차원 (3차원 공간+1차원 시간) 동영상으로 디스플레이 구현 실험도 성공하였습니다.

그동안 맑은 날씨·단독 주행 등 일부 특수 환경에서만 도로 시연이 가능하던 자율주행의 한계를 극복할 기술로 기대됩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학술적 논문 발표에 그치지 않고, 4D 라이다 이미징 원천기술과 특허권을 확보하였으며, 국내 자동차 전문 기업으로의 기술이전까지 동시에 완료하였습니다. 본격적인 제품화에 단계에서 해외 자동차 관련 기업들과의 국제 경쟁 과정에서 산업적 파급효과도 기대됩니다.

이번 연구가 기존의 연구들과 다른 학문적/기술적 차별점 및 성취는 무엇인가요?

최근 주요 학술지에 발표되는 국내 최상위급 연구 성과 중에는 해외 유명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로 진행한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의 씨앗 단계면 몰라도, 기술 상용화로 열매 맺는 단계에서는 국제공동연구가 국가 경쟁력 확보에 장애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학술지 발표 시간이 좀 늦어지더라도, 이번 컬러변조 레이저 연구는 아이디어 기획과 특허 확보, 제품화까지 고려하여 해외와의 교류를 배제하고 국내 산학협업으로 성공한 독자적 원천 연구라는 사실에 의미가 있습니다.

공학자로서 원천기술의 상용화에 대한 생각이 깊으신 것 같습니다. 평소 산업화를 비롯해 산업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신 바가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공학과 자연과학의 근본적인 차이는 새로운 발견이라는 씨앗을 틔운 발명자가 부가가치 창출이란 열매를 맺기까지 책임감 있게 참여하는 지 여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떤 연구든지 언젠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논문이라는 종이에 인쇄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특히 지방 대학은 지역 산업 발전을 선도하여 지역 소멸을 막아야 할 시대적 의무도 있습니다. 산학협력 산업화의 방법은 창업과 기술이전 모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확보한 기술은 기업에 이전하였습니다. 과학기술자는 자기가 가장 잘하는 연구에 집중하되 댓가를 제대로 보장받고, 기업 역시 가장 잘하는 상품화에 집중하되 연구의 댓가는 확실히 치루며 상호 역할을 분담하고 윈-윈하는 정당한 교환 제도가 이상적인 산학협력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연구를 진행하며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또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연구는 연구자와 연구 대상의 연애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사람이 대상물에 시간과 애정을 들이고 무한히 정성을 쏟으면 대상물은 꼭 그만큼 좋은 데이터로 사람에게 보답하여 성취가 이루어진다는 선순환을 믿습니다. 그럼에도 쉽게, 단번에 좋은 데이터가 얻어지지 않는 때가 연구자로서 힘든 순간입니다. 그럴 때면 잠시 옆 동네 연구 주제로 가서 바람을 쐬고 돌아오면 그간 잘 보이지 않던 실마리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장기적 밀고 당기기로 슬럼프를 극복하곤 했습니다.

2021년부터‘컬러변조 초감각 인지기술 선도연구센터’를 이끌어오셨습니다. 리더로서 센터 운영에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광부품·시스템·데이터 등 각 개인의 연구 범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센터장은 개인 연구자들이 집단지성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며 집단연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당초 저희 선도연구센터는 생체 의료 영상을 목표로 태동했지만, 집단토론 중 제시된 자동차용 영상의 한계를 먼저 돌파할 수 있었던 것도 집단지성의 힘입니다. 자율주행용 컬러변조 4D 광영상 연구성과는 세계 최초의 부품이 세계 최고의 성능으로 한 팀 내에서 자체 시연되는 사례가 될 것입니다.

교수님 연구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전자공학 학사, 물리광학 석사, 광통신 기업 연구원, 바이오공학 박사, 의대 피부과 레이저 시술 연구원을 거치며 이종 학문 간의 경계를 넘나든 잡탕밥 같은 특이한 경력이 독창적 연구주제 발굴의 원천이 된 것 같습니다. 나아가 다학제적 교육과 융합연구의 장(場)인 부산대 나노과학기술대학에서 20여 년 연구를 수행한 것도 행운입니다. 이곳에서 육성된 융합 학문 배경의 대학원생들이 저희 연구실 경쟁력의 근간입니다. 미래에는 한 분야를 깊이 파는 전문가만큼이나 엉뚱한 분야도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저의 사례가 앞으로 많은 과학기술인들이 미지의 분야와의 융합에 도전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이종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실 운영 노하우도 궁금합니다.

저희 연구실 모토는 ‘학생들의 성과는 하고 싶어서 하는 일과 시켜서 하는 일의 합이지만, 학생들의 행복은 하고 싶어 하는 일과 시켜서 하는 일의 비율이다’입니다. 따라서 지도교수로서 최고의 연구 환경과 최대의 자유를 제공하되 최소한의 간섭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제가 먼저 말을 걸어 귀찮게 하지 않으니 옳다구나 기뻐하며 자기도 말을 걸지 않는 대화 단절의 대학원생은 결국 행복만 누리고 성과가 없는 졸업생이 되었지만, 스스로의 연구 진도에 신나서 제게 수시로 질문하며 정성 어린 대화를 나누는 학생은 행복과 성과 둘 다 잡는 성공적인 졸업생이 된 사례가 많았습니다.

연구자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연구소의 연구자와 대학교 연구자의 성과물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1인이 평생동안 10개의 연구성과를 창출하는 보람보다는, 향후 그런 연구성과 10개를 창출할 연구자 10명을 배출하는 것이 10배 더 큰 보람을 누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간섭하지 않고 지켜만 보는 지도교수의 인내가 이기는지, 간섭하여 지시를 내려주길 기다리는 대학원생의 수동적 태도가 이기는지 오랜 침묵의 기 싸움을 벌이다, 대학원생이 지쳐서 스스로 주제를 발굴하고 성공시키는 과정을 통해 능동적 연구의 희열을 깨닫는 순간을 보는 게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연구자로서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연구 주제는 무엇인가요?

컬러변조 레이저를 자율주행 자동차용 광영상 기기에 적용하는 것은 하나의 예시일 뿐입니다. 여전히 많은 기존의 광영상 기기들이 백색 광원 또는 단일 컬러 광원을 기반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이미징 영역을 100 m 급에서 cm 급으로 스케일을 조정하고, 그 영역 내에서 미크론(micron, 1m의 100만분의 1) 급으로 세분화하면 의생명 혈관?조직 대상 광음향, 멀티스펙트럼, 멀티포톤 생체 의료진단 기기 등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또 다른 스케일의 micron, nm급 이미징으로 적용하여 반도체, 디스플레이, 미세공정 인스펙션 광학검사 기기 등에서도 제품화까지 이어지는 산학협력의 성공적인 모습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 컬러변조라는 개념이 제가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분야까지 끊임없이 확장되길 희망합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과학자의 꿈을 키우셨나요?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30여 년 전 과학자의 길을 택할 때는 과학자야말로 원천적 국가 경쟁력과 부가가치의 향상에 이바지하는 애국자라는 자긍심이 전부였습니다. 세월이 지나며 의료인의 길과 비교되고 있지만, 세상을 바꾸는 과학자의 역할은 더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문 기업에 특허 및 노하우를 기술이전하는 공학의 길에서는, 개인의 경제적 보상과 동시에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이끄는 애국자라는 자긍심을 함께 누릴 기회가 앞으로 더 많아질 전망입니다. ‘연구하기-부국시키기-부자되기’ 3단계 성공에 다다른 부자과학자가 더 많아져야 국가 경제가 진흥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 주인공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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