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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한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탄소순환형 폐자원 고부가가치화 기술 개발

공적 요약

폐기물 내 탄소를 유용 자원 및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해 저탄소 에너지화의 새로운 전략을 제시.

구체적 내용

폐기물은 유용 자원으로 잠재력이 크지만, 조성이 복잡하고 다량의 불순물을 포함하고 있어 자원화 과정이 까다롭다. 열화학 공정을 이용하는 기존의 폐기물 에너지화는 폐기물 내 특정 성분만을 추출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부산물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여 이를 처리하는 추가 공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탄소 손실이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권일한 교수는 열화학 공정 중 발행한 이산화탄소를 공정 내 반응 원료이자 반응 매개체로 활용하여 추가적인 탄소원을 확보하고, 폐기물에서 다양한 종류의 유용 자원을 회수하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나아가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원료의 전처리 과정이 필요 없는 바이오연료 생산 공정도 개발했다.
권일한 교수가 개발한 바이오 연료 생산 공정은 다공성물질과 열에 의해 반응이 진행되어 기존에 사용되던 강산/강염기 촉매가 불필요하다. 또한 기존 기술은 원료에서 특정 성분만 추출하여 사용하지만, 새로운 기술은 모든 성분을 활용해 전체 공정 효율이 향상되었다. 더불어 기존 기술의 성분 추출 단계에서 소비되던 에너지와 부원료의 양을 줄여 경제성도 높였다.
해당 기술은 화학 및 에너지 산업의 기반시설 변형을 최소화하여 산업 전반에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관련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서스테이너블 케미스트리&엔지니어링(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에 2021년 9월 27일 게재되었다.
한편 권일한 교수는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조리흄(Cooking oil fume)을 나노 그램 단위까지 정량/정성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여 조리사업장 작업환경측정 기준 선정의 근거도 마련하였다.
권일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폐기물을 연료로 활용하여 탄소의 손실을 줄이고 탄소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며 “환경공학자로서 관련 지식과 판단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환경 보전과 환경관련 현안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주요경력
2018.06. ~ 2010.06. 컬럼비아대학교 박사후연구원
2010.08. ~ 2013.07.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책임연구원
2013.09. ~ 2022.02. 세종대학교 환경에너지융합학과 조교수/부교수/교수
2020.01. ~ 현재 대한환경공학회 이사
2022.03. ~ 현재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주요학력
1994.03. ~ 1999.02. 홍익대학교 화학공학 학사
2001.03. ~ 2002.02. 존스홉킨스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 환경공학 석사
2003.03. ~ 2008.02.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 환경/화학공학 박사

지구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지만, 현대사회는 보다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요구합니다. 권일한 교수는 사용 후 버려지는 폐기물에서 큰 잠재력을 보았습니다. 폐기물 역시 탄소를 기반으로 한 원료의 하나로 인식한 것인데요. 권일한 교수는 지난 20탄소순환형 폐자원연구에 매진하여 자원재활용과 폐기물자원화를 넘어선 새로운 에너지화 전략을 제시하였습니다. 그에게 과학은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마술봉이 아닙니다. 그가 연구실에서 마주하는 것은 매우 단순하고 지루한 일련의 데이터지만, 세계적인 연구를 수행한다는 믿음으로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실험을 설계하고 증명해왔습니다. 탁월함은 성실한 습관과 신념에서 시작됨을 몸소 보여준 권일한 교수를 소개합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소감과 함께 교수님의 주요 연구 분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지난 20년간 정진해온 탄소 관리 및 폐기물 자원화 연구로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여 영광입니다. 저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폐기물 자원화와 다공성물질을 활용한 바이오연료 생산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왔습니다. 기존 폐기물 자원화 과정에서는 다량의 탄소가 손실됩니다.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소원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유해 오염물질의 발생을 제어하는 것이 연구의 지향점입니다. 더불어 최근에는 폐기물뿐만 아니라 인체에 유해한 실내공기 오염물질의 분석 및 제거에 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9월 6일은 ‘자원순환의 날’입니다. 나아가 탄소 관리는 지구촌의 화두인데요. 교수님께서 관련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현재 사용되는 에너지 원료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접하는 대부분의 상용 제품은 탄소 기반 물질입니다. 저는 에너지 원료를 유용 물질로 전환하는 연료 처리 공정을 전공하였으나, 해당 전공이 현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부분과 일맥상통하지 않다고 판단해 폐기물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연료 처리 공정의 관점에서 보면 폐기물 역시 탄소를 기반으로 한 원료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폐기물을 유용 물질로 전환하는 공정 중 다량의 탄소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그 결과 실제 활용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이 극히 제한적인 것을 인지했습니다. 이에, 공정 중 발생하는 탄소 손실은 줄이고, 폐기물 내 탄소 활용을 극대화하는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자원재활용과 폐기물자원화를 넘어 ‘탄소순환형 폐자원’연구에 도전하였습니다.

폐기물은 자원으로서 큰 잠재력을 지녔습니다. 폐기물 재활용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주요 방법입니다. 하지만 기존 폐기물 처리 방식은 생산에서 처리까지 선형적 구조를 지닙니다. 우리가 분리 배출하는 플라스틱조차 실제 재활용되는 양은 극히 적고, 대부분 매립 혹은 소각 처리됩니다. 즉, 기존 방법으로는 처리 가능한 폐기물의 종류나 양이 제한적입니다. 폐기물자원화는 폐기물 처리 방식을 생산-사용-처리-활용-생산의 순환 구조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폐기물 자원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및 유해오염물질은 탄소 손실을 야기하고, 공정 효율을 낮추는 요인이 됩니다. 이에 자원화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손실을 줄이고 탄소원으로 활용하여 순환 구조를 만드는 탄소순환형 폐자원 연구에 매진하게 되었습니다.

탄소순환형 폐자원 연구와 기존 폐기물 자원화 연구의 차별성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폐기물 자원화 기술은 폐기물 내 존재하는 특정 성분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바이오매스 내 존재하는 당과 지질 성분은 전환 공정을 거쳐 바이오알코올 및 바이오디젤로 활용됩니다. 그러나 나머지 성분은 잔여물로 버려집니다. 따라서 전환 효율이 높아도 폐기물이 지닌 가치에 비해 제한적으로 활용하기 쉽습니다. 게다가 특정 성분을 많이 함유한 폐기물에만 적용되기 쉽습니다. 반면, 탄소순환형 폐자원 연구는 특정 성분의 전환 공정이 아닌 모든 성분을 활용하고 전체 공정 효율을 높이는 과정에 집중하여, 폐기물 내 모든 성분을 가변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즉, 불균질한 조성을 갖는 다양한 폐기물 활용에 대응 가능한 기술력을 갖췄습니다.

폐기물과 이산화탄소를 유용 자원으로 전환하고 탄소 자원을 회수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셨습니다. 어떤 기술인가요?

기존 열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하여 폐기물로부터 유용 자원을 얻는 기술입니다. 폐기물을 열분해하면 가스, 오일, 고체 잔여물이 발생하는데, 폐기물 종류와 열분해 조건에 따라 분해 생성물의 특성 및 수율이 다릅니다. 이때, 이산화탄소를 반응 원료이자 반응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열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활용은 추가적인 탄소원 확보에 이바지합니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복잡한 조성을 갖는 생성물로부터 특정 유용 물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산화탄소와 유해 오염물질 간의 반응은 유해 오염물질의 발생을 크게 줄입니다.

나아가 원료의 전처리 과정이 필요 없는 바이오연료 생산 신공정을 개발하여 저탄소 에너지화 기술도 확보하셨습니다.

바이오연료는 바이오매스 내에 존재하는 특정 성분을 활용해 생산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바이오매스는 다양한 성분으로 구성된 복잡한 조성을 갖기 때문에, 기존의 기술로는 특정 성분을 전처리(추출)하여 전환 공정에 방해되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이 필요합니다. 반면, 저희 연구진은 불순물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전환 및 생산 효율을 갖는 원천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바이오연료 생산 시 추출 단계에서 소비되던 에너지와 부원료의 양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특히 다공성물질과 열에 의해 반응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기존 상용 전환 공정에서 필요한 강산/강염기 용매의 사용을 배제하는 등 기술적 어려움 극복과 함께 경제성을 강화하였습니다.

최근 조리사업장 내 공기 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였는데요. 관련 문제 개선을 위해 조리흄(Cooking oil fume) 측정이 가능한 원천기술도 개발하셨죠?

- 조리 시 발생하는 조리흄은 지방을 주성분으로 하는 액상 미립자로, 유해 화학물질을
함유하는 대기오염 물질입니다. 최근 만성적으로 조리흄에 노출되는 종사자들의 폐암 발생에 대해 산업재해 인정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조리흄의 실시간 제거 기술 개발과 법제화를 통한 조리 시설 규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저농도로 발생하는 조리흄의 현장 포집이 어려울뿐만 아니라 이를 정확하게 측정·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대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공학자로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명감을 갖고 세계 최초로 조리흄을 나노 그램 단위까지 정성 및 정량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조리사업장 공기 질 개선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시고, 창업에도 도전하셨다고요?

- 조리흄 분석 기술은 미량의 유해물질 양을 정확하게 측정하여, 조리흄의 유해성평가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조리사업장 안전 확보를 위한 법규 마련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특히, 조리사업장은 규모, 기반 시설, 음식 종류 등이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종사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선 해당 시설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리사업장에 분석 키트를 배포하고, 조리흄이 발생하는 시간 동안 사용한 키트를 회수·분석하는 방법으로 조리사업장 환경을 평가하고자 합니다. 이와 더불어 발생 조리흄의 실시간 처리 기술을 도입하여 조리산업 종사자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창업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폐기물 자원화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로서 국제학술지 편집위원으로 봉사 중이십니다.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요?

화학공학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의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매일 아침 폐기물 자원화 분야 논문 20개가 할당됩니다. 수많은 논문을 비교하며, 연구 주제, 표현 방식, 전달력 등을 평가합니다. 하나의 논문을 완성하기까지 들어간 연구자들의 시간과 노력을 잘 알기에 더욱 엄격한 기준을 세웁니다. 더불어 시대적 요구에 따라 쟁점이 되는 연구 주제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런 화제의 연구를 추구하다 보면 연구의 깊이에서 차이가 분명히 나타납니다.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3년간 168편의 SCI(E)급 논문을 게재는 왕성한 연구력을 보여주셨습니다. 교수님 연구 경쟁력, 그리고 창업과 국제학술지 편집위원, 학회 봉사 등 1인 4역을 수행하시는 에너지의 원천도 궁금합니다.

제가 수행하는 연구가 세계적인 연구라 믿고 정진하는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자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실험을 설계하고 증명해왔다고 자신합니다. 관련 연구의 선구자로서 연구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생기고 보상과 대가가 따르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성취감이 배가 된 것 같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며 고비는 없으셨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한 분야에서 긴 시간 연구하다 보니 어느 순간 관련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폐기물 자원화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지면서, 보다 복잡한 연구를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 쌓이는 과정을 몸소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으로 유해한 산성 기체는 엄격한 제어가 필요합니다. 저희는 이러한 상황에서 산성 기체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공정을 접목하는 융합 과정을 통해 전체 공정 효율을 개선하고 탄소 관리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한양대학교 환경촉매연구연소실을 이끌고 계신데요. 연구자이자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자로서 연구실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저희 연구실 학생들은 모두 박사과정입니다. 박사 학위는 연구자로서 역할 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 역할이 요구됩니다. 학생들이 독립적인 연구 책임자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강조하는 점은 ‘좋아하는 것만 골라서 일하기보다는 학생 개개인과 그룹이 잘하는 것을 키워내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부터 전공에 관해 관심이 컸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관심이 부족했지만, 하다 보니 점차 잘하게 되고 동시에 애착과 자부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연구자로서 궁극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무엇인가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와 제품이 탄소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원자 단위로 탄소 손실을 보완하는 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폐기물 자원화/에너지화 분야는 사양 산업처럼 여겨지지만, 해당 분야도 연구할 가치가 크다는 사회적인 인식이 확대되길 바랍니다. 다만, 제가 수행하는 연구를 제 세대에서 완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탄소 관리 측면의 연구가 지속성을 갖기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한 연결다리 역할 또한 제가 책임져야 할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교수님은 과학자의 꿈을 어떻게 갖게 됐나요?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과학은 기술적 난제를 간단히 해결하는 마술봉이 아닙니다. 저희가 마주하는 것은 매우 단순하고 지루한 일련의 데이터일 수 있습니다. 과학은 그 안에서 방향성과 원칙을 찾아낸 결과로 이뤄낸 성과입니다. 과학자로서 미래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인내심을 갖고 묵묵히 결과를 만들어내길 당부합니다. 그 과정에서 연구자로서 인정받는 창의성과 통찰력을 얻어 내시길 희망합니다.
저는 아직도 제 박사과정 지도 교수님께 편하게 연락하지 못합니다. 제가 수학하는 동안 교수님은 많은 것을 요구하셨고 그것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저는 많은 좌절을 했습니다. 제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바닥을 보이던 어느 날 교수님은 제 자리에 사진 한 장을 걸어두셨습니다.‘Never ever give up!’비록 과정은 힘들었지만, 연구자로서 성장하는 데 큰 밑거름을 만들어주신 것을 생각하면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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