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원 공간 위에서 약한 리만충격파는 물리적 교란에 의해 난류와 같은 불안정한 상태로 변하지 않고 안정적인 형태로 지속 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규명.
<리만충격파의 안정성에 관한 난제>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의 특이한 해로써 19세기 중반에 수학자 리만이 서로 다른 두 개의 상수상태를 불연속적으로 연결하는 단순화 된 형태의 리만충격파를 제시하였다. 리만충격파의 물리적 교란에 의한 안정성에 관한 문제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등장과 20세기의 해석학의 비약적인 발전 위에서 ‘리만충격파의 안정성은 압축성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비점성 극한들의 집합 위에서 해결될 수 있다’는 추측으로 재정립되었다.
<리만충격파의 안정성에 관한 난제 최초 해결>
리만충격파의 안정성에 관한 위의 추측을 1차원 공간 위에서 최초로 해결하였다. 1차원 공간 위에서 약한 리만충격파는 물리적 교란에 의해 난류와 같은 불안정한 상태로 변하지 않고 안정적인 형태로 지속 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규명하였다. 이를 위해 다양한 맥락에서 적용 가능한 형태의 혁신적이고 강력한 해석적 방법론을 개발하였으며, 연구결과는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의 일반적인 초깃값 문제의 체계적인 연구를 위한 교두보가 되었다. 관련 연구성과는 최상위 수학 저널인 인벤시오네 마테마티케에 출판되었다.
2013년 미국 텍사스오스틴대학을 찾은 젊은 연구원은 현대 수학의 대표 난제 압축성 오일러 시스템에 관한 리만 문제를 마주하였습니다. 문제 해결을 낙관하기 힘든 만큼 연구자로서의 미래도 불투명한 상황이었지만, 특유의 도전정신과 집념으로 연구에 뛰어들었고, 세계적인 석학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수년 만에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바로 4월의 이달상 주인공 강문진 교수입니다. 사실 그는 수학자로서의 출발이 조금 느린 편입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까지 먼 길을 돌아온 까닭인데요. 하지만 운명처럼 자신이 꿈꾸던 길을 찾았기에 뒤돌아보지 않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오일러 방정식과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연구하며 현재까지 해결된 문제보다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놀람은 두려움이 아닌 앞으로 자신이 기여할 부분이 더 많다는 기대와 열정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데요. 만물이 생동하는 KAIST 교정에서 강문진 교수와 연구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여 기쁘고 영광입니다. 우선 저를 추천해주신 대한수학회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연구에 몰입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한국연구재단과 KAIST에 감사드립니다. 항상 저를 응원해주는 가족에게도 수상의 영광을 돌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수상은 저를 비롯한 저의 연구실 학생들이 연구의 어려움에 봉착할 때마다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연구에 정진하겠습니다.
오일러 방정식과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편미분을 이용하여 유체 역학을 잘 설명하는 모델들로 알려져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이 방정식들을 이용하여 공기와 같이 압축 가능한 유체의 역학을 수학적으로 연구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초음속 항공기가 빠른 속도로 공기를 뚫고 지나갈 때 발생하는 것과 같은 압축성 유체의 가장 큰 특징은 밀도와 온도의 불연속적인 흐름인 충격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충격파를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의 특이한 해로 모델링 할 수 있는데, 저는 유체의 점성 효과를 고려한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으로부터 점성의 크기가 매우 작은 상황 하에서 충격파의 안정성과 오일러 방정식의 해의 존재성, 유일성과 안정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장래희망이 과학자였고 구체적으로 천체물리학자가 되길 원했어요. 그런데 부모님은 그보다 안정적이고 취업이 잘 되는 수학교사가 되길 원하셨어요. 부끄럽게도 이것이 천체물리가 아닌 수학교육을 전공하게 된 배경이에요. 그런데 학부 때 해석학, 대수학, 위상수학 등 추상적인 과목을 수강하면서 수학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수학자의 길을 가고 싶었어요. 대학 졸업 후 잠시 수학 교사의 길을 걷기도 했는데요. 수학자로서의 꿈이 확실했기에 결국 먼 길을 돌아왔지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된 것 같아요.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의 비가역적이고 불연속인 해로써 충격파는 19세기 중반에 수학자 리만에 의해 엄밀하게 연구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충격파의 안정성에 관한 연구는 수리유체역학 분야에서 가장 난해한 연구대상으로 현재까지도 대부분 미해결 난제로 남아 있어요. 특히, 리만이 제시한 단순화 된 형태의 리만충격파의 초기 물리적 교란에 의한 안정성을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비점성 극한들의 집합 위에서 증명하는 문제가 완전 미해결로 남아있었습니다. 이 난제를 제가 처음 접한 것은 2013년 가을 텍사스대학 오스틴캠퍼스의 알렉시스 바수(Alexis Vasseur) 교수님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이 상당히 많았는데요. 다양한 방정식들을 연구하며 실마리를 찾고, 또 공동연구를 추진하여 마침내 2019년 어느 날 이 문제의 최초의 증명을 일차원 공간 위에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난관들 중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충격파의 임의의 섭동의 안정성을 증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단계였어요. 이 부분을 증명하는 큰 그림이 완성되기까지 4년은 걸렸던 것 같아요. 기존의 해석적 방법론들을 적용할 수 없어서 참고할 만한 논문이 전혀 없는 상태로 새로운 접근방법을 개발하는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완성해 나갔어요.
미국에서 2013년에 난제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프랑스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난제 해결을 위한 연구에 집중했어요. 유체 방정식보다 훨씬 단순화된 모델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렸죠. 이 프로젝트와 별개로 오스틴에서 알레시오 피갈리(Alessio Figalli) 교수와 함께 기체 동역학 방정식과 유체극한에 관한 문제를 연구했던 점도 기억에 남아요. 이 연구도 저의 난제해결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충격파의 안정성 연구는 초음속으로 움직이는 물체의 형태와 추진체 등을 제작하는데 이론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어요. 그리고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새로운 방법론은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이 갖는 수학적 구조와 동일한 구조를 갖는 다양한 형태의 편미분 방정식들의 연구에 적용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맥스웰 방정식, 자기유체역학(magnetohydrodynamics) 방정식과 최근에 모델링 된 교통량의 흐름, 혈액의 흐름, 에너지 재생에 관한 방정식들은 모두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과 동일한 수학적 구조를 갖습니다.
수학이 과학의 언어라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어요.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기 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듯, 수와 기호로 되어 있는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언어 체계인 수학에 익숙해지는 일 역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해요. 하지만 일단 익숙한 단계에 오르면 수학의 언어로 대화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진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원리의 이해 없이 문제를 푸는 요령을 익히는데 초점을 맞추면 수학의 즐거움을 찾을 기회를 놓친다는 점입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수학교육과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보완되고, 다양한 수학 대중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야 해요. 저는 평소 연구로 바쁘더라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강연할 기회가 있으면, 직접 학생들과 만나 수학의 매력과 수학 연구의 즐거움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일 수 있겠지만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교재 혹은 논문에 있는 결과와 증명을 질문을 통하여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는 과정이 중요해요. 동료들에게 자신이 이해한 바를 설명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러한 활동에 익숙해지면 공동연구와 같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일이 자연스러워지고 수월해집니다.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과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해의 존재성, 유일성, 안정성에 관한 문제, 그리고 볼츠만 방정식으로부터 압축성 오일러 방정식을 유도하는 유체극한에 관한 문제들 대부분이 미해결로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난제들을 해결하는 연구에 계속 도전하고 싶습니다.
수학의 개념들이 자연 및 사회 현상에서 유도된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것들이 많기 때문에 자투리 시간에 현재 핫한 사회 및 과학계 이슈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습니다. 수학 이외의 다양한 배경지식은 문제를 찾는 안목을 키워주고 수학의 난제를 독창적으로 해결하거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데 큰 원동력이 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자신의 미래는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습니다. 때문에 원대한 꿈을 좇기 보다는 현재 당면한 수학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면 좋을 것 같아요. 즐기는 자에게 운명처럼 자신이 꿈꾸던 길이 펼쳐 질 가능성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