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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선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

미래 반도체 개발 단초 될 콘도 스핀 구름 이론적 규명 및 존재 최초 입증

공적 요약

금속과 반도체 내 불순물의 자성을 가리는 스핀 구름의 존재를 세계 최초로 입증하여, 미래 정보 산업과 안보기술 발전의 토대인 양자기술 발전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국내 양자물리의 학문적 위상을 강화.

구체적 내용

심흥선 교수는 2013년 전기장을 콘도 스핀 구름 내부에 가한 경우와 외부에 가한 경우 각각 서로 다른 전류가 발생함을 예측하고, 이를 이용해 콘도 스핀 구름을 관측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공동연구에 나선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팀은 심 교수의 이론 제안에 따라 양자점에 생성된 불순물 스핀 주변에 서로 다른 여러 곳에 전기장을 인가할 수 있는 반도체 양자 소자를 제작하였다.
심 교수팀은 100mK(-273.05℃)의 낮은 온도에서 관측된 소자의 전기 신호를 분석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발견된 스핀 구름의 크기와 공간 분포를 분석하여 마이크로미터(10-6미터) 크기의 스핀 구름의 존재를 최초로 증명했다. 관련 연구 결과는 2020년 3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주요경력
2004. 9. ~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
2016. 6. ~ 현재 한국연구재단 지정 선도연구센터 (SRC) “응집상 양자 결맞음 연구센터” 센터장
2015. 9. ~ 현재 한국 나노-중시물리 연구회 회장
2016. 3. ~ 2019. 2. 한국과학기술원(KAIST) 지정 석좌교수
2002. 10. ~ 2004. 8. 고등과학원(KIAS) 연구원
2001. 4. ~ 2002. 9. 독일 막스 플랑크 복잡계 물리 연구소 연구원
주요학력
1997. 3. ~ 2001. 2.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 박사
1995. 3. ~ 1997. 2.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 석사
1991. 3. ~ 1995. 2.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 학사

2019년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양자터널를 지나 시간여행을 하는 히어로들을 통해 양자의 세계를 일반 대중에게 알린 일등공신입니다. 과학의 발달로 빛처럼 빠른 세상, 나노 크기 영역의 미시 세계에 작용하는 물리 법칙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인류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세계를 탐구했다면, 이제 보이지 않는 세계로 탐구의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바로 지금까지 세상을 지배해온 고전물리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양자역학의 세상입니다.

심흥선 교수는 이론 물리학자가 연구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자연에 대한 호기심자연 법칙에 대한 놀라움에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과거 자연에 대한 이해가 인류의 지적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발명으로 이어진 사례들처럼, 미시세계를 탐구하는 그의 연구는 새로운 특성의 양자 정보 소자 개발과 양자 컴퓨터 구현의 단초가 되리란 기대입니다. 과거의 트랜지스터 연구가 현재 IT 산업의 바탕이 된 것처럼 말이죠. 계속해서 새로운 현상들이 예측되고 발견되는 흥미로운 대상인 양자 전기소자연구에 매진해온 심흥선 교수를 소개합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과 함께 교수님의 근황도 전해주세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같이 연구한 연구실 학생들과 구성원들에게 수상의 공을 돌리며 고마움을 전합니다. 더불어, 함께하고 있는 응집상 양자 결맞음 SRC 연구센터의 동료들과 연구센터 과제를 지원해주신 한국연구재단에도 감사드립니다. 지난 10 여년의 연구들이 하나씩 진척되고 있어 연구 진행에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을 연구에 정진하라는 격려로 생각하며,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중시 물리, 양자 전기 소자, 양자 결맞음, 애니온, 양자 정보 등 이론 물리 분야에서 선구적이고 독창적인 연구를 수행해 오셨습니다. 교수님 연구를 설명하는 중심이 되는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제 연구의 키워드는 ‘전자들의 양자역학적 움직임’입니다. 주요 연구 대상은 1캘빈(-272.1℃)보다 낮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마이크로미터(10-6m / 0,001㎜) 크기의 전기 소자입니다. 이 영역은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의 중간에 있다고 해서 중시물리 영역으로 불리는데, 이 영역의 전자들은 충분히 낮은 온도에서 양자역학 법칙을 따릅니다. 즉, 전기소자를 활용하면, 전자들의 양자역학 근본원리를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양자 전기소자에서는 전자들이 파동 (wave)의 형태로 움직이며, 전자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신기한 현상들이 발현됩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특이 입자인 애니온(anyon)도 이러한 전기소자에 나타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양자 전기소자는 계속해서 새로운 현상들이 예측되고 발견되는 흥미로운 대상입니다.

지난해에는 50년 난제인 ‘금속·반도체 내 불순물 자성 가리는 스핀 구름'을 세계 최초로 입증하셨습니다. 연구 성과의 주요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도체에 잉여 전하가 생기면, 주변의 자유전자들이 전하 구름을 형성하여 잉여 전하를 가립니다. 이와는 원리가 다르지만, 도체의 불순물이 양자역학적 스핀을 가져서 자기적 특성을 보이면, 자유전자들이 스핀 구름을 형성하여 불순물 스핀을 가립니다. 이 현상은 1930년대에 발견되었지만 스핀 구름이 정말로 생기는지 입증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었습니다. 2013년 저희 연구팀은 이를 입증하는 방법을 이론적으로 제안하였고, 이 제안에 따라 2020년 우리 이론팀과 일본의 실험팀이 공동연구로 스핀 구름의 존재를 입증했습니다. 발견된 스핀 구름의 크기는 수 마이크로미터(10-6m)로 확인되었는데, 이러한 거시적 크기의 스핀 구름이 양자역학적 파동 특성을 보이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저희가 입증에 성공한 배경 중 하나는 스핀 구름이 갖는 양자역학적 파동 특성을 잘 활용한 데 있습니다.

초미세영역에서의 자연현상인 양자물리학적 특성을 정보처리에 응용하는 양자정보의 발전은 기초과학 발전과 차세대 반도체 분야의 국가 미래 산업 토대 구축에 의미있는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연구성과가 향후 학계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이끌 수 있을까요?

이번에 입증한 스핀 구름은 가장 간단한 경우의 자성 불순물에 발현되는 것입니다. 이보다 좀 더 복잡한 불순물 경우에는 상당히 난해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난제들을 이해하기 위한 단초를 우리 연구팀이 제공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더불어 2차원 반도체 전기소자를 이용하여 양자역학적 파동 특성을 보이는 스핀 구름을 생성하고 제어하고 관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양자 컴퓨터나 양자 통신으로 대표되는 양자 정보(quantum information) 미래 기술을 반도체를 이용하여 구현하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자연에 대한 이해가 패러다임을 바꾸는 발명으로 이어진 사례들처럼, 이번 연구성과가 더 큰 성과로 이어지고 나아가 차세대 반도체 산업에 디딤돌이 되길 바랍니다.

교수님의 이론연구가 미래 산업의 발전에도 시금석이 되리란 기대입니다.

제가 하는 연구는 기초 연구로 산업에 즉시적인 영향과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트랜지스터 연구가 현재 IT 산업의 바탕이 된 것과 비슷하게, 양자 전기소자 연구가 미래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전기소자에 나타나는 양자역학적 현상에 대한 연구가 최근 공과대학에서 진행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는 것을 보면, 가까운 미래에 산업계에서 양자 전기소자를 응용할 가능성이 기대됩니다.

2016년부터 SRC 선도연구센터(응집상 양자 결맞음 연구센터)를 이끌어 오셨습니다. 연구센터 소개와 함께 그동안의 다양한 노력도 전해주세요.

응집상 양자 결맞음 연구센터는 6개 대학/국립연구소의 교수급 연구진 13명이 주축이 되어, 고체에서 일어나는 양자역학적 파동 현상들을 연구합니다. 2차원 전자계, 그래핀, 나노 도선 기반의 양자 전기소자를 이용해서 양자역학적 파동 상태를 생성, 제어, 관측하여,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고 있습니다. 양자 전기소자 연구는 미래 양자 기술 구현의 토대가 됩니다. 해외 연구진들은 이미 20여 년 전 연구소를 설립하여 양자 전기소자 집단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 등 IT 기업의 투자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 연구소와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집단연구를 저희 센터가 담당하고 있는데요. 월례회 및 센터 워크숍 등 정기 모임을 통해, 집단연구를 보다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나노-중시물리 연구회 회장을 역임하며 차세대 반도체 양자 소자 연구 국내 역량을 결집하고,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고 계십니다.

한국 나노-중시물리 연구회는 양자 전기소자, 저차원 전자계, 양자 홀 현상 등을 연구하는 국내 연구자들의 모임입니다. 연구회가 1999년에 발족되었는데, 이는 국내 양자 전기소자 연구도 어느덧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여름학교나 국제 워크숍을 매년 개최하여, 대학원생 및 박사후 연구원 등 후학들에게 관련 분야의 기초 및 세부 지식에 대한 강연을 제공하고, 연구자들에게 공동연구 도출 등을 위한 교류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연구회의 주요 활동입니다.

올해의 카이스트인상(2020년), 카이스트 학술상(2019년), 카이스트 대표연구성과 10선(2020년, 2019년) 등에 선정되며 연구와 교육활동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기존의 물리상식이 통하지 않는 양자 세계를 연구하며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요. 연구자로서 항상 깨어있고, 앞서나가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많은 자연과학 연구자들이 그러하듯이, 저도 기본 원리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추구합니다. 물리 현상에 대한 이론 연구에 있어서, 연구의 시작과 일단락은 수식보다는 저만의 직관에 의존하려합니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하고 그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려 하고 있습니다. 논문을 다작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경우에 논문을 쓰고자 합니다.

연구자이자 인재를 양성하는 스승으로서 평소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연구자의 자세, 학문을 대하는 태도 등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운이 좋아서, 저는 우수한 학생들과 함께 연구 그룹을 이루고 있습니다. 더 성장하면 저보다 우수한 학자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학생들이 여럿 있습니다. 학생들이 주어진 문제들을 잘 풀어내니, 그에 대한 조언은 크게 없고요. 다만,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선택하는 안목이 중요하다는 것과 어려운 문제일수록 한 땀 한 땀 수를 놓는 식으로 긴 호흡을 가지고 연구하기를 조언합니다. 연구 실적이라는 현실적 압박에도 대비해, 본인들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훌륭한 연구자들과 교류할 기회를 얻어야 합니다. 인류 역사 등 인문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서 보다 큰 안목으로 과학과 세상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 같이 보다 더 좋은 연구 환경과 계기를 얻을 수 있도록 연구 윤리를 지키는 전통을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서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얼마 전, 고등학생들이 직업 상담을 요청해 같이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 학생이 지금까지 했던 연구 중 가장 기억에 남고 의미 있는 연구가 무엇이었냐고 제게 묻더군요. 저는“현재 하고 있는 연구들”이라고 답을 했고, 그 이유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더 좋은 연구들을 하고 있으니 그렇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제 목표는 소박합니다. 미래에 같은 질문을 받는 경우에도 같은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에 한층 더 가치 있고 깊이 있는 연구를 하고자 합니다.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또는 당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와 같은 이론 물리 연구자들이 연구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자연 법칙에 대한 놀라움일 것입니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 자연 현상들이 새삼 신기하다고 느껴지고, 복잡하다고 생각한 것이 이해되거나 예측한 것이 실험으로 발견되는 경우에 놀라움과 함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과학 공부를 하다보면 신기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이때 신기함을 보다 더 즐기기 위해서는 자연 현상에 대한 본인만의 간결한 이해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본인만의 간결한 이해를 만드는 것은 동료들에게 본인의 이해를 설명하거나 동료들로부터 다른 설명을 듣는 와중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친구들과 나누며 즐기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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