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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하

KAIST, 신소재공학과

고효율·고안정성의 큰 밴드갭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

공적 요약

실리콘과의 이종 접합에 최적화된 고효율·고안정성의 큰 밴드갭(Band gap)*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초고효율 태양전지 구현 방향을 제시하여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의 단초를 제공했다.

구체적 내용

신병하 교수는 새로운 음이온을 갖는 첨가제를 도입해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내부에 형성되는 2차원 안정화층(passivation layer)의 전기적·구조적 특성을 조절할 수 있음을 규명하고,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 분석법을 이용해 안정화층의 화학적·구조적 특성을 규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광전효율을 갖는 큰 밴드갭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작하고, 실리콘 태양전지와 결합한 탠덤 소자를 개발했다. 실험결과 논문으로 보고된 탠덤 소자 중 최고 수준인 26.7%의 높은 광전효율을 달성했다. 특히 첨가제 음이온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큰 밴드갭의 취약점이던 광 안정성을 1,000시간 연속 조사(照射)하는 동안 초기대비 80% 이상 유지하는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결과는 2020년 3월 사이언스(Science)지에 게재됐다.
신 교수가 개발한 고효율·고안정성의 큰 밴드갭 페로브스카이트는 실리콘뿐만 아니라 구리, 인듐, 갈륨, 셀레늄의 4원소로 이뤄진 CIGS(Cu(In,Ga)Se2) 박막태양전지와도 탠덤이 가능하다. CIGS 박막태양전지는 별도의 표면 가공(Texturing)이 필요 없어 페로브스카이트와의 탠덤 소자 구현이 더욱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경력
2017. 9. ~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부교수
2018. 8. ~ 2019. 2. 콜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 방문교수
2014. 2. ~ 2017. 8.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조교수
2010. 5. ~ 2014. 2. IBM왓슨연구소(IBM T.J. Watson Research Center) 연구원
2007. 5. ~ 2010. 3. 스탠포드대학교(Stanford University) 박사후연구원
주요학력
2002. 9. ~ 2007. 6.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 응용물리, 박사
2000. 9. ~ 2002. 7.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재료공학, 석사
1993. 3. ~ 2000. 2. 서울대학교 재료공학, 학사

인류가 불을 발견한 이후 최고의 발견 중 하나는 단연 어둠을 밝히는 전기의 발명입니다. 전기의 혜택과 함께 성장한 현대 인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는데요. 바로 전기 생산에 필요한 화석연료를 대신할 청정에너지원의 개발입니다. 청정하고 무한한 태양에너지야말로 미래에너지의 대표주자입니다.

5월의 과학기술인상 주인공인 신병하 교수는 반도체 기술과 신소재 기술 등을 결합하여 태양전지의 성능을 높이는 선도적인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의 꿈은 태양전지 효율 향상을 넘어 태양광만으로 낮과 밤 에너지 사용이 가능한 에너지 자립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인데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해서 질문하고, 문제가 풀릴 때까지 집중합니다. 연구자의 열정으로 가득한 신병하 교수를 소개합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과 함께 교수님의 근황도 전해주세요.

과분한 상을 수상하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수상의 영광은 저희 그룹 (에너지재료연구실)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뛰어난 학생들의 꾸준한 노력이 좋은 연구 결과로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좋은 연구 환경을 제공해준 카이스트에도 감사드립니다. 세계 톱 대학들과 비교해도 카이스트 학생들의 역량과 연구 인프라는 손색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올해 봄 학기부터는 학교에서 학생생활처장이라는 보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많은 것을 받은 카이스트에 보직 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봉사할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5월 19일은 발명의 날입니다. 역사 속 많은 발명품이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특히 소재 개발은 수많은 공학적 가능성을 열어주었는데요. 교수님께서는 신소재, 그중에서도 태양전지 관련 소재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나요?

태양전지 연구는 사실 우연한 기회에 시작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 동안 기존의 실리콘/실리콘 산화물 기반 트랜지스터를 대체할 화합물 반도체/고유전 금속산화물을 연구하고, 2010년 IBM 왓슨연구소에 입사하며 산화물 기반 차세대 반도체 소자를 연구할 계획이었습니다. 그 당시 IBM 연구소는 무독성, 저가, 범용 원소들로 구성된 구리-주석-황 화합물(Cu2ZnSnS4;CZTS) 태양전지 개발을 중점적으로 시작했는데요. 이에 저의 매니저가 ‘태양전지 연구와 원래 계획했던 산화물 반도체 소자 연구를 반반 수행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평소 친환경 에너지 소자에 관심이 있었던 만큼 태양전지 연구에 100% 몰두하기로 했고, 그 결과 IBM 재직시 순수 황화물 CZTS의 당시 최고효율을 달성하였습니다. 이후 카이스트에 부임한 지금까지 태양전지 연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실리콘 태양전지의 이종 접합을 통해 차세대 태양전지 발전 실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관련 연구성과도 소개해 주세요.

기존의 단일 태양전지로는 30% 초반의 한계효율을 넘을 수 없다는 쇼클리-콰이저 (Shockley-Queisser) 이론이 존재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개 이상의 태양전지를 적층 형태로 연결하는 탠덤 태양전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탠덤 태양전지에서 상부 소자로 적합한 큰 밴드갭의 페로브스카이트는 빛, 수분, 산소 등의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낮은 안정성 때문에 고품질의 소자를 합성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새로운 음이온을 가지는 첨가제를 도입해 페로브스카이트의 효율을 올리는 동시에 안정성 또한 확보하였습니다. 나아가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상용화된 기술인 실리콘 태양전지에 적층해 최고 수준인 26.7%의 광 변환 효율을 가지는 탠덤 태양전지 제작도 성공했습니다. 개발된 기술은 향후 첨가제 도입법을 통한 반도체 소재의 안정화 기법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며,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이용한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 광 검출기와 같은 광전자 소자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019년에는 약 100년 동안 일반적인 반도체 특성 기법으로 사용되어 온 홀 효과의 한계를 보완한 새 반도체 분석기술도 개발하셨어요.

1879년 에드윈 홀(Edwin Hall)이 발견한 홀 효과는 반도체 소자를 이해하고 설계하는 데 필요한 기본 정보인 전하 특성(유형, 밀도, 이동성 또는 속도)을 측정 가능하게 해줬습니다. 이후 지난 100여 년간 전 세계의 반도체 연구기관에서 가장 일반적인 반도체 특성 분석 기법으로 홀 효과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통상적인 홀 효과로는 다수 운반체(Majority carrier) 관련 특성만 파악할 수 있어요. 태양 전지와 같은 소자의 구동 원리 파악에 필수인 소수 운반체(Minority carrier) 정보는 얻을 수 없습니다. 이에 IBM과 공동연구를 통해 포토 홀 방정식을 발견하였고, 다수 및 소수 캐리어의 모든 관련 매개 변수를 추출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태양 전지 또는 반도체 소자 분야에서 사용 가능한 신소재 개발 및 최적화에 핵심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이며, 140년의 홀 효과 역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고 여겨집니다.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전 세계가 화석연료에서 그린에너지로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태양광에너지 관련 연구가 무르익기까지 교수님의 역할이 기대됩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역할이 아주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은 신재생에너지의 가격이 화석연료 기반 전기보다 상대적으로 비싸고 전력 생산의 간헐성 때문에 확장성에 제한을 받습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기술의 발달과 학습곡선(learning curve)이라 부르는 대량화로 가격 절감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원의 비용도 낮아지고 있으며, 물분해를 통한 수소 생산과 같은 화학에너지로의 저장을 통해 간헐성도 해결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 저와 같은 연구자들이 더욱 기술개발에 매진해야 합니다. 따라서 비슷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모인 학회를 통한 학술활동과 봉사도 계속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미시간대와 하버드대에서 학위를 마치고 박사후연구원은 스탠포드 대학에서, 이후엔 IBM왓슨연구소에서 근무하는 등 미국에서의 경험이 다채롭습니다. 당시 인상 깊었던 연구문화나 연구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미국에서 유학과 직장생활 포함 14년간 여러 연구기관을 경험했습니다. 처음 받은 문화충격 중 하나는 지도교수님을 ‘교수님’이란 명칭 대신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교수님과 지도학생이 서로를 동등한 연구자로 인정하는 수평적인 문화에 익숙해졌습니다. 특히 박사과정을 지도해 주신 마이클 아지즈(Michael Aziz) 교수님은 본인의 전문분야 밖의 새로운 분야를 배우기 위해 제가 듣던 수업을 청강하시기도 했습니다. 경력이 많고, 위치가 올라도 겸손하게 새로운 것을 배우는 모습에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저는 석사, 박사, 박사후 과정, IBM 재직 시 모두 다른 주제의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석사 때는 전자주사현미경(STM)을 이용해 화합물 반도체 다중접합구조를 연구했고요, 박사 때는 박막성장 동역학(kinetics)에 대한 기초연구를, 박사후 과정에서는 차세대 트랜지스터용 고유전체 금속산화물을, 그리고 IBM에서는 태양전지를 연구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연구해본 경험이 카이스트 부임 후 태양전지 이외의 광전기화학 에너지 변환, 발광다이오드와 같은 새로운 분야를 시작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며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요. 기억에 남는 어려움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하셨는지요? 더불어 슬럼프를 극복하는 교수님의 방법도 소개해주세요.

2019년 네이처에 발표한 포토홀 효과 논문의 계기가 된 첫 데이터는 논문 발표 훨씬 전인 2016년 얻었습니다. 이후 머지않아 실험 결과의 이론적 해석도 정리가 되었다고 당시엔 믿었습니다. 실험 측정값이 저희가 원했던 정보(반도체물질의 다수전하와 소수전하의 수송특성)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2016년 UAE 출장을 마치고 두바이 공항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했던 IBM의 구나완 박사와 텔레컨퍼런스를 통해 해석을 교환하면서 아주 흥분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곧 의미 있었다고 생각했던 결과가 그렇지 않음을 알고 실망했던 기억도 납니다. 이후 비록 1년이 넘는 시간이 더 걸렸지만 결국 해법을 찾고 기존 홀 측정에서는 불가능한 측정법을 개발하였습니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단순하지만, 풀고자 하는 문제에 계속 집중하고 시간을 쓰는 정공법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배 연구자이자 스승으로서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각자 수행하는 연구의 뒷받침이 되는 기본 지식을 깊이 배우는 것입니다. 배경지식을 공부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실험에 사용하면 당장에는 더 좋은 실험 결과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본이 튼튼해야 새로운 문제 또는 응용분야에 도전할 때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는, 연구를 하다보면 그때그때 해결해야 하는 작은 문제들에 사로잡혀서 막상 이러한 작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큰 이유를 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본인들이 진행하는 연구의 큰 목표가 무엇인지 주기적으로 되돌아보기를 강조합니다. 학생들에게 다음의 얘기를 가끔 들려주는데요. 과거 미국과 구소련이 우주진출 경쟁을 할 때, 우주에서 필기를 할 수 있도록 미국 NASA가 큰 연구비를 투입해 무중력에서 사용 가능한 볼펜을 연구할 때, 구소련은 연필을 사용했다는 일화입니다. 물론 무중력에서 사용가능한 볼펜 개발도 의미 없지는 않고 그를 통해 다른 관련 기술들도 개발이 되었겠지만, 원래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생각하면 연필이 훨씬 직관적인 해결책이 되겠지요.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서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희 그룹은 태양전지 외에도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광전기화학 에너지 변환 연구, 그리고 페로브스카이트를 빛을 흡수하는 물질(태양전지)뿐만 아니라 빛을 만들어내는 물질(발광소자)로의 응용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이 모든 연구가 종합돼 태양광만으로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낮에 생산해 놓은 청정연료인 수소로 전기를 발생하고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발광다이오드로 불을 켜는 에너지자립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또는 당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상에 바보 같은 질문은 없고 바보 같은 답만 있다고 합니다. 항상 세상에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는 습관을 지니길 바랍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오랫동안 가져온 질문들을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과학자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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