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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용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

고온초전도자석 이용한 직류 자기장 세계 신기록 달성

공적 요약

초소형·초경량 무절연 고온 초전도자석을 개발하고, 직류 자기장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여 전기전자기반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

구체적 내용

한승용 교수는 기존 세계 최고 성능 초전도자석(총 무게 35톤) 대비 크기와 무게를 1/100로 줄인 초소형·초경량 초전도자석을 개발하고, 지난 20여 년간 깨지지 않았던 직류 자기장 최고 기록인 44.6 테슬라(Tesla)의 벽을 넘어 신기록인 45.5 테슬라를 달성했다.
개발된 무절연 초전도자석은 크기가 직경 34㎜, 높이 53㎜에 불과하지만, 기존 대비 50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로 설계돼 초고자기장을 효율적으로 발생시켜 다양한 산업적 응용이 가능하다.
연구결과는 2019년 6월 13일 네이처(Nature) 본지와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소개됐다. 한편 미국의 핵융합 벤처기업 MIT-CFS가 한승용 교수의 특허에 기술료를 지불하고 차세대 초소형 핵융합 장치 개발에 나서는 등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무절연 초전도자석의 국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주요경력
2020. 8. ~ 현재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2017. 3. ~ 2020. 8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부교수
2015. 2. ~ 2017. 1.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FSU) 기계공학과 부교수
2015. 2. ~ 2017. 1. 미국 국립고자기장 연구소 NI-REBCO 팀장
2011. 2. ~ 2015. 2. MIT 기계공학과 전임강사(Co-instructor)
2003.10. ~ 2015. 2. MIT 프란시스 비터 마넷(Francis Bitter Mavnet)연구소 연구원
주요학력
2000. 3. ~ 2003. 8. 서울대학교 전기공학 박사
1998. 3. ~ 2000. 2. 서울대학교 전기공학 석사
1994. 3. ~ 1998. 2. 서울대학교 전기공학 학사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달걀 이야기 들어보셨죠? 사람들은 타원형의 둥근 달걀을 세우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콜럼버스는 보란 듯이 달걀을 세웠습니다. 방법은 계란 밑 부분을 살짝 깨트렸을 뿐입니다. 이처럼콜럼버스의 달걀'은 너무나 당연해 보이지만, 시도하기 전에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발상의 전환을 뜻합니다.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한승용 교수는 초전도자석 상용화의 오랜 난제였던 퀜치 현상과 그 충격으로 자석이 타버리던 문제를 콜롬버스처럼 발상의 전환으로 돌파했습니다. 그동안 퀜치 현상 예방에 필수요소라 여겼던 전기절연(electric insulation)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제거하여 퀜치가 발생해도 자석이 전기적으로 타는 것을 방지한 것입니다. 간단한 원리이지만, 당시 상식으로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시도였습니다. 그가 제시한 무절연 고온 초전도자석은 차세대 초소형 핵융합 장치를 비롯해 의료용 MRI 등 다양한 첨단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촉매가 되었습니다. 2017년 한국으로 연구무대를 옮긴 후 연구에 보다 박차를 가하는 한승용 교수는 한국의 공학도들에게 연구 자체의 즐거움을 찾아 때론 무모한’, 어쩌면 미친 짓이라 여겨지는 도전에 주저하지 않길 당부합니다. 4월 전기의 날을 맞아 한승용 교수의 연구 이야기 소개합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과 함께 교수님의 근황도 전해주세요.

이달의 과학기술인으로 선정해 주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연구재단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큰 영광이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 노력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4월 10일은 전기의 날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전기 저항이 0인 초전도자석의 특성에 주목해왔는데요. 교수님께서 초전도자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1986년 ‘고온 초전도’현상이 발견되면서 세계적으로 큰 붐이 일었습니다. ‘극한기술’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혁신을 이끌어 왔는데요. 초전도자석은 기존 구리를 이용한 ‘상전도’자석에 비해 월등히 높은 성능으로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원천기술입니다. 이후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막연하게 초전도 현상에 대한 동경을 키웠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은퇴하신 서울대 한송엽 교수님을 대학원 지도교수님으로 모시며 본격적으로 초전도자석 연구를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1년 세계 최초로 무절연 고온초전도자석 기술을 제안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고온 초전도자석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던 퀜치 현상을 해결하고 초전도자석의 패러다임을 바꾸셨어요.

1986년 고온초전도체가 처음 발견된 후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술혁신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그러나 초전도자석의 운전 중 초전도 현상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퀜치(Quench)’ 사고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그때마다 초전도 자석이 순식간에 타버리는 바람에 실생활에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2011년 제가 처음 제안한 무절연 고온초전도자석 기술은 초전도자석 내부에 전기절연(electric insulation)을 의도적으로 제거하여 퀜치가 발생하는 경우 사고 전류가 자동적으로 주변의 ‘건강한’ 영역으로 우회되어 자석이 전기적으로 타는 것을 방지합니다. 당시만 해도 자석에서는 전기절연으로 인해 전류가 주변 영역으로 우회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죠. 무절연 초전도 기술은 초전도자석 내부에서 절연을 제거 혹은 조절함으로써 ‘전류분배(Current Sharing)’라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기존 상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초전도자석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전도자석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2019년 직류 자기장 세계 최고 기록을 달성 및 초천도 자석의 초소형화를 실현하였습니다. 연구의 주요성과와 의의를 설명해주세요.

2000년에 세워졌던 기존 세계기록 44.6T 보다 갱신된 자기장의 세기는 45.5 T로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다만 기존 기록을 세운 초전도자석의 총 무게 35톤 대비 크기와 무게를 1/100이하로 줄인 고온초전도 자석의 초소형화가 가능함을 입증했다는 점이 주요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높은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기술은 매우 다양한 응용 분야에 활용되는 원천기술이라는 점에서, 초소형 자석으로 매우 높은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기술이 나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초전도자석은 차세대 핵융합을 비롯해 첨단의료장비인 MRI 등 미래 산업을 이끌 기반 기술입니다. 우리 사회 다양한 영역에서 초전도자석의 기술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지요?

무절연 고온 초전도자석 기술은 현재 의료, 바이오, 신소재, 에너지, 전력, 수송, 군사 등 광범위한 산업 분야로 빠르게 파급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작된 대표적인 연구 사례로 미국 MIT 및 커먼웰스퓨전시스템(Commonwealth Fusion System) 社가 민간영역으로부터 2억1500만 달러(약 2432억원)를 투자 받아 공동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초소형 핵융합 장치(SPARC)를 들 수 있습니다. 최근 빌 게이츠로가 꼽은 ‘Top 10 Breakthrough Technologies of 2019(2019 10대 혁신기술)’에 선정되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인 영국의 토카막 에너지(Tokamak Energy) 社 역시 유사한 초소형 핵융합 장치를 무절연 고온 초전도자석 기술을 바탕으로 추진 중입니다. 이 외에도 절연 초전도 기술은 미국 국립 고자기장 연구소, 프랑스 그레노블(Grenoble) 국립고자기장연구소, 중국 과학원 등에서 개발 중인 40 T급 초고자기장 연구용 자석, 일본 도시바(Toshiba)의 9.4 T급 의료진단용 초고자기장 MRI, MIT 및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의 신약개발용 단백질 분석 장비, 유럽 핵물리연구소(CERN) 및 일본 스미토모 중공업 등에서 개발 중인 암치료용 초소형 가속기, 미국 NASA 1.4 MW 항공기용 전기 추진, 러시아 고등기술연구소(RFARP)의 500 kW급 항공기용 전기 추진, 일본 중부전력의 초전도 자기에너지 저장장치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기술의 응용이 활발한가요?

국내에서는 2015년 ㈜서남이 MIT와 공동연구를 통해 당시 고온 초전도 기술을 이용한 세계 최고 자기장인 26.4 T를 단 1개월의 제작 기간에 성공시켜 세계를 놀라게 하였고, 이 결과는 응용 초전도 분야 권위지인 Superconductor Science and Technology지의 ‘2016년 최다 인용 논문’에도 선정되었습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서남은 서울대와 공동으로 2017년 기초과학연구원(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CAPP)에 18 T 70 mm 급의 세계 최초 고온 초전도자석을 납품하였고 이는 고자기장 고온 초전도자석의 세계 최초 상업적 판매 실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8 T 자석은 2017년 10월 이래 현재까지 IBS-CAPP에서 연속 운전 중이며, 이는 고온 초전도자석의 세계 최초 ‘장기 실증 운전’ 사례로 관련 논문이 최근 미국 응용물리학회의 학술지 Review of Scientific Instruments에 편집자 선택(Editor’s Pick)으로 게재되었습니다.
나아가 ㈜수퍼제닉스 및 전기연구원은 고온 초전도 다극자석 개발에 성공하여 현재 IBS의 중이온 가속기 사업단에서 개발 중인 라온(RAON) 가속기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이는 초대형 국가 개발 장비에 고온 초전도자석이 실제로 사용되는 세계 최초 사례입니다. 이외에도 기초과학지원 연구원은 2015년부터 기계연구원, ㈜서남, 군산대, 서울대와 함께 400 MHz 무냉매 무절연 고온 초전도 NMR 자석을 개발, 차세대 초고자기장 NMR 자석 핵심 요소 기술들을 세계적인 수준에서 선도하고 있습니다.

2017년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 기술 분류에 ‘무절연 고온초전도자석’이 신규 등록된 것을 비롯해 여러 국제 학술대회에서 ‘무절연’신규기술 세션이 개설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연구분야를 이끄는 자긍심과 함께 책임감도 크실 것 같아요.

초전도 응용 분야에서 무절연 초전도 기술이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둘레 27㎞의 거대강입자충돌기(LHC)를 이용하여 힉스(Higgs) 입자를 찾고 2013년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지금은 다음 노벨상을 목표로 LHC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추진 중인데요. 현재 LHC에 적용된 초전도 기술로는 시스템의 둘레가 100㎞에 달할 것으로 예측돼 천문학적인 건설비가 필요합니다. 반면 무절연 초전도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의 27㎞ 터널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이러한 기대감으로 CERN은 자체 주관했던 2019년 국제학술대회(WAMHTS) 부제를 ‘No-insulation(무절연)’으로 지정한바 있습니다.
무절연 초전도 기술이 ‘초전도 코일 보호의 어려움’이라는 매우 큰 산을 넘는데 기여한 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초전도 기술의 산업 응용을 위해서는 개별 분야별로 개발되어야 할 세부 기술이 아직 산적한 상황입니다. 그 중에는 상당히 큰 난제도 많고요. 따라서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이 절실합니다. 다행히 국내외 많은 연구기관과 기업이 힘을 모아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독창적인 연구를 추진하는 과정에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요.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연구를 하는 입장에서 매일 난관을 마주합니다. 제조업에서 ‘완성품’은 단 하나의 작은 부품이 잘못돼도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어려움’의 크고 작음은 사실 구별이 무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은 진짜 ‘어려움’이기에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이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심리적, 정신적 괴로움(?)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순간들이 많습니다.(웃음) 저는 보스턴에서 11년을 살아 그곳을 제2의 고향처럼 느끼곤 했는데요. 얼마 전 오랜만에 보스턴을 방문하게 됐는데 공항에 내려 도시 특유의 냄새를 맡자 예전의 힘들었던 기억들이 떠오르며 마냥 반갑지 만은 않았습니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 더불어 연구의 영감을 얻는 방법도 궁금합니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딱히 없습니다. 다만 정신적으로 힘들고 지칠 때 운동을 하는 편인데, 사실 최근에는 이마저도 쉽지는 않아요. 연구의 영감을 얻는 방법은 ‘조합하기 연습’입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에 저는 대체로 동의해요. 실제로 우리 연구실 학생들과 제 아이에게 권하는 방법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물건이나, 머리에 떠오르는 임의의 단어를 ‘조합’하여 새로운 제품이나 기능을 상상하는 연습입니다. 보통 2개까지는 쉽게 하는데, 3개, 4개, 그 이상 늘어나면 쉽지 않습니다. 각각의 물건에 내재된 부수적인 기능까지 직관에 의존해 합쳐내는 일이 거든요. 이렇게 자꾸 연습하다보면, 실제 연구에도 도움이 됩니다.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서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1980년대 사실상 불모지에 가까웠던 우리나라에서 ‘반도체’ 기술에 도전했던 수많은 선배님들의 노고에 힘입어 이제 반도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술로 성장하여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초전도 기술은 반도체만큼은 아닐 수 있지만, 그래도 매우 광범위한 분야의 산업에 적용이 가능한 원천기술입니다. 제 꿈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초전도를 반도체와 같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대표기술 브랜드’로 육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연구자이자 스승으로서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또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말씀해주세요.

호기심과 재미로 시작된 엉뚱한 시도, 남들이 하지 않은 무도한 도전에 주저하지 않고,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결과를 예단하지 않고 결과가 어찌되든 연구 자체를 즐기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내용은 제가 서울대에 부임한 후 학생들에게 썼던 글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1972년 MIT의 한 학생이 피아노를 기숙사 건물 밖으로 ‘던져서’ 파편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소위 말하는 ‘미친 짓’입니다. 놀랍게도 이 아이디어는 MIT 위원회를 통과했고, 학교의 전통으로 이어졌습니다. 몇 년 전 국가대표 운동선수 출신 연예인이 방송에서 “즐기는 사람을 노력하는 사람이 이길 수 없다”라는 말에 반론을 펼치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그는 운동선수로 성공하기 위해 피눈물 나는 노력을 했고, 따라서 “즐기다 보면 성공이 찾아온다”라는 주장은 절대 진실이 아니라고 말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분의 주장이 공학에서도 진리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13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2017년 서울대에 부임하며 두 나라 학생들의 고민의 색깔이 다름을 알았습니다. 한국 학생이 공학을 바라보는 관점은 ‘재미’ 보다 ‘성공’에 무게 중심이 있습니다. 그 기저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를 생각하더라도, 그 길의 끝에 있을지 모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저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습니다.
반면 MIT 학생이 추구하는 ‘재미’의 기저에는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는 것 등 다양한 요소가 있습니다. 나아가 그들이 새로운 프로젝트에 임하는 자세는, 조금 과격하게 표현하면, ‘안되면 말고’가 많았습니다. 이 같은 ‘가벼움’은 놀랍게도 난제를 돌파하는 창의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설령 마지막에는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아 완벽한 실패로 귀결된다 해도 아무렇지 않은 듯 털고 일어나 다음 프로젝트에 도전합니다. 나아가 실패의 경험을 공유하여 신규 프로젝트에서의 실수를 줄이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였습니다. ‘옥상에서 피아노를 던지는 미친 학교’라는 MIT의 전통은 학생들에게 적어도 이 학교에서는 ‘미친 짓을 해도 된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듯합니다. 공학에서 ‘안되면 말고’라는 가벼움은 쉽게 포기해도 된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라, 포기는 언제든 하면 되니 한번 끝까지 해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실패는 그 자체로 매우 소중한 자산이니 실패를 두려워 말고 다양한 시도 그 자체를 즐기라는 의미도 되고요. 이제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하며 과거 추격형 연구를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피아노를 던지는 그런 자유로운 연구들이 더욱 많아지고, 연구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더욱 풍성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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