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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서강대학교, 수학과

대수기하학의 시컨다양체 기하학적·대수학적 난제 해결

공적 요약

현대 수학의 최고 난제 중 하나인 대수곡선의 시컨다양체 방정식 문제를 해결해 대수기하학 발전에 기여하고 국내 수학계의 위상을 높인 공로.

구체적 내용

박진형 교수는 미국 일로노이대학의 로렌스 아인(Lawrence Ein) 교수, 아칸소대학의 웬보 니우(Wenbo Niu)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의 시드만-베르마이어 예상, 울러리 예상, 초우-송 문제 등 시컨다양체 특이점의 기하학적 성질과 방정식의 대수학적 성질에 대한 난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
연구진은 수학계의 오랜 편견을 깨고 대수곡선의 시컨다양체가 정상적인 특이점을 갖는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고차원 대수다양체의 시컨다양체 특이점과 방정식에 대한 비슷한 종류의 결과들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연구 결과는 시컨다양체에 대한 가장 뛰어난 성과로 인정받아 2020년 11월 인벤시오네 마테마티케(Inventiones Mathematicae)에 게재되었다.

주요경력
2019. 3. ~ 현재 서강대학교 수학과 조교수
2018. 9. ~ 2019. 2. 고등과학원 수학난제연구센터 연구원(CMC Fellow)
2016. 9. ~ 2018. 8. 고등과학원 수학부 조교수
2014. 9. ~ 2016. 8. 고등과학원 수학부 연구원
주요학력
2009. 9. ~ 2014. 8. 한국과학기술원, 수리과학과 박사
2007. 9. ~ 2009. 8. 한국과학기술원, 수리과학과 석사
2002. 3. ~ 2007. 8. 한국과학기술원, 수리과학과 학사

314일은 원주율을 3.14에서 유래한 파이데이(π-day)입니다. 고대 기하학에서 출발한 파이는 무한대(infinity)로 이어지는 소숫점 자리를 가졌고, 컴퓨터로 22조가 넘는 소숫점 자리까지 계산되었으며, 미적분의 조상이기도 합니다. 이날 세계의 많은 수학과에서는 수학이 어렵고 딱딱하다는 편견을 깨고 재밌게 경험하고 공부할 수 있는 학문임을 증명하려는 듯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합니다.

대수기하학의 100년 난제를 해결한 박진형 교수는 수학연구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사람들과 토론하며 공부하는 것이라고 소개합니다. 특히 뉴스 속 통계와 빅데이터, 컴퓨터와 스마트폰 같은 일상 속에서 항상 수학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고 말하는 데요. 혹여 누군가가 삶에서 수학의 영향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마치 공기처럼 수학이 우리의 삶 곳곳에 너무 깊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라 말하는 천상수학자입니다.

대수기하학의 100년 난제인 시컨다양체 특이점의 기하학적 성질과 방정식의 대수학적 성질에 대한 난제를 해결했지만, 그에게 수학은 여전히 어려운 도전 대상입니다. 때문에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데요. 난제를 푸는 그만의 비결은 항상 문제를 생각하고 여러 가지 관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면 보면 자연스러운 깨달음의 순간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수학의 날을 앞두고 박진형 교수가 들려주는 수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과 함께 교수님의 근황도 전해주세요.

연구 결과가 좋은 평가를 받게 되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금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더 좋은 연구를 하여 부끄럽지 않은 연구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사과정 지도교수인 곽시종 교수님과 고등과학원 연구원 시절 멘토였던 황준묵 교수님의 도움과 격려 덕분에 수학자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두 분 교수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서강대학교 부임 후 2년 동안 강의와 학생지도 등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고 있으며,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빨리 좋아져 활발하게 학술 교류를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교수님의 주요 연구분야인 대수기하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그리고 수학의 많은 분야 중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대수기하학은 대수적 방정식들로 정의되는 기하학적 대상인 대수다양체를 연구 하는 수학의 한 분야입니다. 대수기하학은 가환대수학, 정수론, 표현론, 미분기하학, 위상수학, 수리물리 등 현대수학의 여러 핵심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수기하학이 수학의 다양한 분야에 중요한 발전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에 대수기하학과 인접한 분야의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을 깊이 이해하고 싶어 대학원 진학 후 대수기하학을 세부 전공으로 선택하였습니다.

시컨다양체 특이점의 기하학적 성질과 방정식의 대수학적 성질에 대한 난제를 해결하셨습니다. 먼저 시컨다양체의 특이점이란 무엇인지, 왜 연구가 필요했는지 배경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구가 3차원 우주공간 안에 있는 것처럼 많은 대수다양체들은 사영공간(projective space) 안에 있습니다. 대수다양체에 있는 개의 점은 차원 평면에 놓이게 되는데, 이런 차원 평면을 모두 모은 것이 차 시컨다양체입니다. 시컨다양체에 대한 연구는 1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컴퓨터과학, 통계학 등의 분야에 응용이 됨에 따라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시컨다양체에서 가장 이상하게 생긴 부분들이 특이점입니다. 특이점의 기하학적 성질을 규명하는 것은 대수기하학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인데, 이를 통해 시컨다양체 자체의 여러 중요한 성질들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컨다양체 특이점 연구의 주요 성과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미국 일로노이대학의 로렌스 아인(Lawrence Ein) 교수, 아칸소대학의 웬보 니우(Wenbo Niu)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1차원 대수다양체인 대수곡선의 시컨다양체의 특이점에 대한 울러리(Ullery) 예상과 초우-송(Chou-Song)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이 문제들은 시컨다양체의 특이점이 대수다양체 분류 문제를 연구할 때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특이점의 종류 중 하나인 정상적 뒤 부아(normal Du Bois) 특이점이라는 내용입니다. 이는 시컨다양체의 연구에 대수다양체 분류 문제를 연구하며 개발된 강력한 이론들을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저희의 연구는 시컨다양체의 특이점의 기하학적 성질을 방정식의 대수학적 성질과 연결지어 시드만-베르마이어(Sidman-Vermeire) 예상을 해결하기도 하였습니다.

수학의 진리를 찾아 해외 수학자들과도 활발히 교류하시는 것 같아요.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인 곽시종 교수님께서 수학은 책상에 앉아 혼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토론하며 공부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공통의 연구 관심사를 가지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수학 연구의 큰 매력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2015년 가을에 고등과학원의 지원을 받아 시카고에 있는 일리노이대학에 3개월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공동연구자인 로렌스 아인 교수와 웬보 니우 교수를 처음 만났고, 그 이후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도 웬보 니우 교수와 칠판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우연히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수학자로서 수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하시나요? 더불어 일상 속에서 일반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학의 활용 사례도 소개해주세요.

현대 문명에서 첨단기술 대부분은 수학적 원리에 그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세기 초 컴퓨터를 개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앨런 튜링(Alan Turing)과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은 모두 수학을 전공한 수학자입니다. 컴퓨터가 수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컴퓨터가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는 인공지능의 근본적인 문제이며 동시에 매우 수학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하는 통계나 빅데이터 또한 일상 속에서 수학을 접하는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일상생활 속에서 수학에 기반을 둔 것들을 항상 접하며 수학의 영향력을 실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학의 영향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마치 공기처럼 수학이 우리의 삶 곳곳에 너무 깊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며 어려움은 없었나요? 슬럼프를 극복하는 교수님의 방법, 수학적 영감을 얻는 방법도 궁금합니다.

저는 연구를 하며 언제나 어려움을 느낍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보아도 해결이 되지 않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그럴 때면 같은 문제를 고민했던 선배 수학자들의 실패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슬럼프를 극복하거나 영감을 얻는 특별한 방법을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저 수학 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여러 가지 관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할 뿐입니다. 꾸준히 노력하고 도전하다 보면 가끔 운이 좋을 때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습니다.

수학자이자 스승으로서 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 또는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석사과정 학생 두 명을 지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스승으로서 교육 철학을 세우진 못했습니다. 지도학생들과 세미나를 하고 수업시간에 강의를 하며 좋은 스승이란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교육에 대해선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우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수학을 공부할 때 깊이 있게 오랜 시간 생각을 하라는 것입니다. 수학이 어렵다고 쉽게 포기하거나 왜 중요한지 모르겠다며 방향을 잃는 학생들을 많이 만납니다. 수학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왜 중요한지, 어떤 방향으로 생각을 하는 것이 맞는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3월 14일은 수학의 날이지만, 수학을 삶과 동떨어진 학문, 또는 입시를 위해 공부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수학공부와 수학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수학은 우리 삶과 동떨어진 학문은 아닙니다. 우리가 항상 사용하는 스마트폰, 자동차, 가전제품 등은 모두 수학적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수학을 몰라도 수학에 기반을 둔 기술과 제품을 사용하는 데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관련된 수학을 모두가 공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는 가장 빠른 방법이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란 점입니다. 또한, 앞으로 점점 더 수학적 사고력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직업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서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가 존경하는 많은 위대한 수학자들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거나 어떤 이론을 완성하기 위해 평생을 매진하곤 합니다. 저에게도 평생을 바쳐 해결하고 싶은 여러 난제들이 있습니다. 주로 대수다양체의 기하학적 성질이 방정식의 대수적 성질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묻는 문제들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만이 목적이라기보다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 속에서 대수다양체와 대수기하학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 제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 수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또는 당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수학자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은 수학을 공부하는 즐거움에 대해선 충분히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현실적인 충고를 해주는 편입니다. 제가 항상 하는 말은 국내에서 수학자의 직업 상황이 매우 좋지 않으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재능 있는 많은 선후배 수학자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찾지 못하고 수학계를 떠나고 있습니다. 수학자의 직장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학문발전은 뒤로 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일부 교수들을 보며 크게 실망하곤 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많은 교수들이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학생들과 후배 수학자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고 열심히 학문에 매진하길 바란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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