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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고등과학원, 수학과

미분동형사상군의 정칙성 규명으로 위상수학 난제 해결

공적 요약

미분동형사상군의 특이정칙성을 모든 실수 범위에서 정확하게 특정할 수 있는 유한생성군을 발견해 기하군론 및 위상수학의 난제를 해결.

구체적 내용

김상현 교수는 미분동형사상군이 가지는 해석학, 동역학, 군론의 세 가지 측면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 미분동형사상군의 부분적인 군들이 어떻게 특이정칙성을 결정하는 지를 증명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공간의 대칭성을 순수하게 대수적으로 바라본 관점(덧셈, 곱셈 등의 연산법칙처럼)과 해석학적으로 바라본 관점(공간 위를 떠다니는 운동의 부드러운 정도)을 연결하는 새로운 다리를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수학자 나바스(A. Navas)가 2018년 ICM 초청강연에서 미분동형사상이 가지는 동역학적 제약에 관해 제기한 난제를 완전히 해결한 것으로, 미분동형사상군의 부분군이 정칙성에 따라 정교하게 달라지고 있음을 입증해 정칙성과 대수적 성질의 기하군론적 관계를 규명했다. 관련 성과는 세계적인 수학저널 인벤시오네 마테마티케(Inventiones Mathemaicae)에 2020년 3월 14일 게재되었다.

주요경력
2019. 2 ~ 현재 고등과학원 교수
2014. 3 ~ 2019.1 서울대학교 부교수
2011. 6 ~ 2014. 2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교수/부교수
2010. 9 ~ 2011. 5 터프츠대학교(Tufts University) 조교수
2008. 1 ~ 2010. 5 텍사스오스틴대학교(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연구교수
주요학력
1997. 9 ~ 2007. 5 예일대학교 수학과 박사
1994. 4 ~ 1997. 8 서울대학교 수학과 학사

자연이라는 거대한 책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쓰여 있다. 그 언어를 모르는 한 우리는 그 신비의 단 한 구절도 이해할 수 없다.” 피사의 사탑 실험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수하자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남긴 명언이다.

수학은 고대 십진법에서부터 인류의 사고와 인식의 지평을 넓혀 준 가장 오래된 학문이자 4차 산업혁명이 촉발한 미래사회로 안내하는 가장 첨단의 학문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기술 역시 바탕은 수학이다. 500년 전 갈릴레오는 피사의 사탑에 올라 방정식으로 중력을 계산했다면, 현대 수학자들은 위상수학을 도구로 빅데이터를 계산하는 동시에 사이버보안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의료 영상, 사회관계망, 제트엔진 등에서 다루는 빅데이터는 많은 경우 시간에 따라 변하는 수학적 공간으로 기술할 수 있는데, 이러한 변화에 대한 이해는 1차원 공간의 대칭성과 직결되어 있다.

고등과학원 김상현 교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수학자이다. 지난 20년 간 두 개의 서로 다른 기하학적 대상이 얼마나 많은 대칭성을 공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화두로 수학의 진리를 찾아 나섰다. 그는 1차원 공간의 대칭성을 순수하게 대수적으로 바라 본 관점(마치 덧셈, 곱셈의 연산법칙처럼)과 해석학적으로 바라 본 관점(공간 위를 떠다니는 운동의 부드러운 정도) 사이에 이전에는 없었던 다리를 새로 놓으며 세계적 수학자로 성장하고 있다. 깊이 있는 지식에 목말라 있는 일반인들을 수학이 가지는 깊은 사색과 상상의 세계로 초대하는 김상현 교수의 연구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정말 감사하고 기쁩니다. 학문과 진리 앞에서 스스로 한없이 작게 느껴질 때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래도 너무 주눅들지 말고 계속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이번의 연구성과는 지난 6년 간 한국연구재단,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KAIST, 서울대학교, 고등과학원에서 지원 받아 수행했던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마치 하나하나의 퍼즐조각처럼 잘 꿰어 맞춰지면서 찾아낸 결실이었기에 제게 보람되고 가슴 벅찹니다. 무엇보다 지난 10 년 간 저와 함께 끊임없이 공부하고 토론하여 이번 성과를 함께 이루어 낸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토마스 코버다(Thomas Koberda) 교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기하군론과 위상수학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성과를 거두셨습니다. 교수님의 연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지난 20년 간 제가 수행하고 있는 연구의 핵심 질문은 “두 개의 서로 다른 기하학적 대상이 얼마나 많은 대칭성을 공유할 수 있는가?”라고 풀어 쓸 수 있습니다. 특히 비슷한 기하학적인 대상에 공통의 대칭성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강직성”이라는 아주 흥미로운 범주에서 규명하고자 합니다.

최근에는 특이정칙성을 가지는 미분동형사상군의 존재성 증명하셨는데요. 관련 연구의 주요 내용과 성과를 소개해 주세요.

제가 최근 연구한 내용은 1차원 공간(즉 원과 직선)의 대칭성입니다. 이러한 대칭성은 흔히 말하는 거울 대칭 같은 경우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 공간을 부드럽게 변형시킵니다. 이러한 대칭성을 미분동형사상이라 부르고, 이들이 모여 미분동형사상군을 이루게 됩니다. 수학에서 보통 “군”이라 하면 대칭성들의 모임을 말하죠. 특이정칙성은 각각의 미분동형사상이 얼마나 부드러운지를 계측한 값을 말합니다.

이번 연구성과는 1차원 공간, 즉 원과 직선의 부드러운 대칭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칭성들을 모은 집합이 미분동형사상군인데, 이러한 미분동형사상군의 부분군들이 어떻게 특이정칙성을 결정하는지를 연구하였습니다. 조금 상상력을 가미하자면, 공간의 대칭성을 순수하게 대수적으로 바라 본 관점(마치 덧셈, 곱셈의 연산법칙처럼)과 해석학적으로 바라 본 관점(공간 위를 떠다니는 운동의 부드러운 정도) 사이에 이전에는 없었던 다리를 새로 놓은 것이라 얘기할 수 있습니다.

1차원 공간이 가지는 대칭성의 대수적 성질과 대칭성의 미분가능한 정도를 연결 짓는 연구를 최초로 개척하셨는데요. 관련 연구를 시작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두 개의 기하학적인 대상이 어떤 대칭성을 공유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박사과정 때부터 좋아해왔습니다. 저는 주로 2, 3 차원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많은 질문들이 원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되곤 했어요. 그러다보니 원이 가지고 있는 심오하고 아름다운 대칭성에 매료되기 시작했죠.

1687년 7월 5일 뉴턴의 ‘프린키피아(Principia)’가 논문으로 발표되자 자연을 이해하는 인류의 시야는 보다 확장되고 과학혁명이 촉발되었습니다. 수학은 가장 고전적인 학문인 동시에 가장 첨단적인 학문이기도 합니다. 교수님이 연구해 온 수학의 진리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길 바라시나요.

수학을 연구하면서 가장 멋진 점은 100년, 1000년 전 사람들과도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 이 사람은 난관에 부딪혔을 때, 이런 아름다운 묘수를 생각해 내었구나.’하고 말이죠. 제가 연구하는 ‘원’이라는 대상은 2000여 년 전 아르키메데스와 유클리드에게도 최고의 관심사였고, 앞으로 2000년이 지나도 인류에게 중요한 연구대상일 거예요. 이러한 역사의 흐름에 참여한다는 것이 큰 보람이죠.

수상의 대표업적을 통해 수학자 나바스(A. Navas)가 ICM 2018에서 던진 질문을 해결하는 등 수학의 진리를 찾아 각국 수학자들과도 활발히 교류하시는 것 같아요.

수학자라는 직업의 가장 중요한 활동은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자들이 말하는 대부분의 업적이라는 것이, 실은 아주 높은 탑의 꼭대기에 올라가서 벽돌 한 장 더 올리는 정도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올라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모두 다른 사람들이 쌓아 놓은 결과이고요. 오르는 과정, 쌓는 과정, 그리고 내려와 다른 이들에게 길을 가르쳐 주는 과정에는 함께 동료 수학자들가 커뮤니티를 이루고 토론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이러한 소통을 출장, 미팅, 학회, 세미나의 형태로 하고 있지요. 물론 이 모든 과정에는 깊은 사색과 상상력이 동반되어야 하고요.

창의적 연구와 더불어 인재양성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계시는데요. 평소 연구자로서, 스승으로서 학생들 또는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내용도 소개해주세요.

수학만으로도 충분히 어려운데,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져서 더 힘든 시간을 보내기 쉽습니다. 이럴 때에는 긍정적인 사고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풀 수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와, 풀 수 없는 가장 쉬운 문제를 명확하게 찾아내고 그 둘 사이의 간극을 줄여나가는 것이 좀 더 구체적인 대응방안이고요.

평소 생각하시는 수학자로서의 자세(삶의 기본철학)는 무엇인가요?

모든 수학자가 공유하는 숙명이 있다면, 아마 수학이라는 거대한 산 앞에 끊임없이 좌절하고 주눅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수학자들을 모아 놓고 물어보아도 “수학은 쉽다”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어차피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 수학자의 운명이기에, 힘들 때마다 나 자신을 조금 더 믿어주면서 언젠가 다시 올라갈 때가 있을 것임을 스스로에게 얘기합니다.

수학을 우리 삶과 동떨어진 학문, 또는 입시를 위해 공부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평소 수학의 저변 확산에도 관심을 갖고 계신가요?

앞서 얘기하였듯이 수학을 수학이도록 하는 것은 바로 사람들 간의 소통입니다. 책 속에서만 존재하는 진리는 수학으로서의 의미가 없습니다. 수학의 저변, 혹은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거죠. 이를 위하여서는 수학자들 사이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깊이 있는 지식에 목말라 있는 일반인들을 수학이 가지는 깊은 사색과 상상의 세계로 초대하는 일 역시 뜻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서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고차원 공간에서 미분동형사상군이 가지는 강직성을 연구하려고 합니다. 공간이 가지는 위상적, 해석적 성질이 기하군론적인 성질로부터 규정된다는 조금 무모한 상상인데요. 리 군과 미분동형사상군에 관하여 학계에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급격한 연구의 진전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래 수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또는 당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은 너무나도 많은 지식의 바다 앞에서 하나라도 더 알고자 조급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보다는 오래 깊이 생각하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문제 열 개의 답을 외우는 것 보다는 한 개를 하루 종일 생각해 보는 것이 낫습니다. 설사 그 한 문제가 풀리지 조차 않았다 하더라도, 그 하루는 결코 낭비된 시간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상상하고 스스로 해결하는 훈련이 된 학생들이 결국 길게 보았을 때 깊이 있는 공부를 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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